▲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 인천교구위원회 김윤석 신부
한만송
- 시국 선언과 미사를 한 까닭은?
"시국선언은 사제연대가 주축이 됐다. 사제연대는 지역사회 복음화를 위한 활동과 평신도에 대한 장학사업, 사제 간 친교를 위한 모임이다. 정평위처럼 교회 내에 정식으로 인준을 받은 모임이 아닌 말 그대로 친목 모임인데, 여기서 이번 시국선언을 주도했다. 그만큼 사제들이 국정원 대선 개입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 7일 시국미사 때 사회교리를 언급하며 민주주의 지켜야 한다고 했다. "사회교리는 교황 회칙으로 사제는 이를 지켜야 한다. 사회교리는 민주주의를 높이 평가한다. 교회는 사적 이익이나, 이념적 목적을 위해 국가 체제를 점령하고, 폐쇄된 지배 집단을 형성하는 것을 도와주면 안 된다.(사회교리 406항)
또한 참된 민주주의는 규범을 형식적으로 준수한 결과가 아니라 모든 인간의 존엄, 인권존중, 공동선에 대한 투신을 통해 얻을 수 있다(사회교리 407항)고 가르친다. 법질서를 따르고 공동선을 위한 정치 권위에는 복종하지만, 통치 임무를 맡은 이들이 충분히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면 (국민은) 주권을 주장할 수 있다.(사회교리 394, 395항)"
- 시국선언은 여기에 참여한 사제들의 공통된 의견인가?""국정원은 대통령 선거에 불법 개입하고, 그것이 드러나자 국가기밀인 남북 정상회담 발언록 일부를 공개해 소모적 'NLL논란'을 만드는 등 민주주의와 대한민국 국기를 뿌리부터 흔드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 해도 해도 너무한 거다. 시민들이 충분히 분노할 만하고, 우리는 그것을 대변했을 뿐이다. 국정원은 이런저런 수를 찾다가 정상회담 내용을 공개한 것 같다. 오죽하면 역사학자들도 들고 일어났겠나."
- 시국선언에 많은 사제가 참여했다."인천교구 사제는 298명이다. 외국에서 공부하는 분, 휴가자 등을 빼면 전체 자세의 3분의2가 참여했다. 쌍용차 문제 등 비롯한 사회적 약자 편에 설 때보다 적극 참여했다. 밑(신자)에서부터 올라온 모양새다. 일반 신자들의 생각을 사제들이 대신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 사회적 현상에 대해서는 사제 간 의견이 다를 것 같은데. "진보와 보수로 성향이 갈리기도 한다. 하지만 국정원 사태는 민주주의와 정의에 대한 근본적 문제다. (시국선언을 해야 한다는) 정서가 컸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한다'고 생각하는 탓에 시국선언에 동참 못한 분들도 있다. 교회 내에는 다양한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 일부 보수 성향 신자들이 '성직자가 왜 정치에 개입하느냐'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사제들의 시국선언과 미사, 더 커질 것"- 유신 등 군사독재 정권에 맞선 민주화 투쟁 때 천주교 등 종교인들도 많이 나섰다. "교회는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해야 하고, 불합리한 모습을 바로 잡아야 한다. 이게 교회의 기본 정신이다. 선배 사제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고, 약자와 연대한 모습을 후배들이 이어 받고 있다. 사제는 노동자나 힘없는 사람을 위해 옆에서 기도해야 하고, 그게 민주주의를 만드는데 기여했다. 인천교구도 그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