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칠곡보 인근에서 농부 정수보(64)씨와 박상태(56)씨는 만났습니다. 두 농부는 낙동강 인근인 칠곡군 약목면 덕산리에서 농업과 축산업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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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심으면 썩고, 콩 심으면 또 썩고... 파종하면 발아도 안 된 채 다 썩는다."농민의 한숨이 깊습니다. 그럴만도 합니다. 감자면 감자, 콩이면 콩, 심는 작물마다 다 죽는다고 합니다. 경북 낙동강변에서 농사 짓는 두 농민이 경험 없는 '초짜'여서 그럴까요? 아닙니다. 평생 농사 지은 베테랑입니다. 11일, 낙동강 칠곡보 인근에서 만난 정수보(64), 박상태(56) 두 농부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시죠. 김병기 <오마이뉴스> 기자가 직접 물었습니다.
▲ 칠곡보 인근 농민 인터뷰, 죽은 송아지와 썩은 감자... "썩은 정부"가 한 일 ⓒ 소중한
- 어떤 농사를 짓는가. "축산도 하고, 벼, 콩, 감자... 한마디로, 농축산업이다."
- 침수 피해 상태는?"씨앗을 파종하면 발아도 안 되고 다 썩는다. 감자 심으면 다 썩고... 콩도 마찬가지다."
- 원인은 뭔가.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답변) 예전엔 땅 7~8m를 파야 지하수가 나왔다. 그런데 지금은 50cm만 파도 물이 나온다. (다음은 농민이 답변) 4대강 사업 이후 강의 수위는 해발 25.5m로 높아졌다. 하지만 우리 마을의 해발은 25.3m 정도다. 마을보다 강 수위가 더 높으니 당연히 마을이 흥건할 수밖에."
- 보가 생긴 뒤 낙동강 수질은 어떤가. "보 생기기 전에는 물 밑 바닥이 다 보였다. 지금은 보시다시피(강을 바라보며) 물이 녹색인데, 여름에는 더 심했다. 이끼가 둥둥 떠다닐 정도로."
- 해결 방법은?"(정수근 국장 답변) 낙동강 수위를 2m만 낮추면 된다. 보를 없애는 쪽으로 가야하는데, 왜 그걸 안 하는지 모르겠다. (다음은 농민 답변) 우리 농민들이 (침수 탓에) 농사를 못 짓는다고 하니까, 들 안에 9m 파서 저류조를(빗물을 가두는 시설) 만들어 물을 가둔다고 한다. 60억 원 투자해서 만든다는데, 예산 낭비다. 그 좋은 땅에다 왜 그 짓을 하나. 눈 가리고 아웅이다. 보 수문 열어 수위 2m만 낮추면 되는데, 왜 그런 짓을 하나."
- 송아지도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박상태씨 답변) 올해에만 송아지 네 마리를 잃었다. 4대강 사업 이후 습기가 많아지고, 안개 일수가 늘어나니 금방 태어난 송아지가 적응을 못한다. 설사를 하고 호흡기 장애를 겪은 뒤 죽었다."
- 마음이 안 좋을 것 같다. "자식 기르는 것과 같은데, 당연히 마음이 매우 안 좋지...."
어떻습니까? 4대강 사업이 누구를 위한 일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마이리버' 팀은 경북 칠곡 왜관철교도 지났습니다. 1905년 개통돼 100년을 넘긴 왜관철교. 하지만 지난 2011년 6월 무너졌습니다. 4대강 사업에 따른 무리한 준설 탓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왜관철교는 왜 '호구의 다리'로 불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