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강변에 묶여있는 보트가 한가로워 보인다.
김종술
"옛날에는 고기가 참 많이 잡혔다, 물이 깨끗해서 그런지 고기도 맛이 달고 좋았는데 지금은 녹조가 퍼렇게 물에 뜨면서 고기도 안 나온다. 대부분 (눈치, 끄리, 민물숭어 등) 하얀 고기만 잡혀서 팔지도 못하고 버리는 경우가 태반이다."
충남 부여군에서 민물고기를 잡으며 살아가는 74살 늙은 어부의 푸념이다. <오마이뉴스>는 금강과 더불어 살면서 민물고기 어업으로 생계를 이어갔던 주민들과 이곳에서 낚시를 하는 주민들을 만나 4대강사업 전후의 금강 모습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4대강 사업 반대 어부 "잉어하고 강준치 빼고 고기 씨가 말랐다" 아담한 체구에 건강해 보이는 어부는 아래와 같이 말문을 열었다.
"아버지가 이 곳(금강)에서 물고기를 잡아서 우리(6남매)를 키웠다. 나 또한 3남매를 고기를 잡아서 대학까지 보냈으니 그나마 성공한 사람이 아닌가. 백사장이 있던 백마강은 물을 떠다 먹고 빨래하고 목욕하고 살던 곳이다. 옛날에는 뱀장어, 참게, 메기, 모래무지, 자라, 쏘가리, 빠가사리 등 말도 못하게 많이 잡았다." 그는 이어 "그런데 (4대강 백제보) 보를 막고부터는 잉어하고 강준치는 좀 잡히지만, 나머지는 고기가 씨가 발라 버렸는지 전혀 잡히지 않는다. 그나마 올해는 작년에 다 죽어 버렸는지 새끼만 주로 잡히고 있다"면서 "옛날에는 하루에 못 잡아도 100kg 정도는 잡았는데, 올해는 일주일에 4~8kg 정도가 고작이다"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이 어부는 "(4대강 사업을) 조금 천천히 했으면 좋았을 것인데 너무 빠르게 하면서 사고가 생긴 것 같다. 보를 막고 난 후 지금은 흙탕물이 지면 10일에서 보름까지 간다. 그만큼 물 흐름이 늦어졌다고 봐야 할 것 같다"며 "강이 구부러진 그대로 준설을 해야 했는데 줄자로 재듯이 반듯하게 만들어 버리면서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주장했다.
어부는 이어 "모래 준설하느라고 다 파헤쳐놓고 4대강을 잘했다고 하니까 문제가 생긴 것이다. 시골에 사는 사람도 강의 깊이를 다 아는데 잘 알지도 못하는 놈들이 책상머리에 앉아 설계하면서 문제가 생겼다"며 "앞으로 강 준설허가를 내줄거면 강을 직선으로 만들지 말고 있는 그대로 강모래만 퍼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하굿둑을 막고 (4대강 보) 보까지 세우면서 물 흐름이 적어지면서 옛날에는 보지도 못한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 이곳도 강에서 녹조가 시작돼 근 보름 동안 새파랗게 변했었다. 백제보에서 며칠간 물을 내려보내면서 물살이 세지고 지저분한 녹조며 쓰레기까지 다 떠내려 왔다. 예전에는 지금같이 찬바람이 불면 칠어가 많이 잡혔는데...."4대강 사업 극찬한 어부 "누군가 독극물로 물고기를 죽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