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의 오염지도. 핑크는 주민들의 귀환이 불가능한 지역으로 2만5천명이 넘는다. 오렌지 색깔은 거주 제한 지역, 집에 일시적으로 귀환할 수는 있지만 살 수는 없다. 연두색은 오렌지색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는 지역이다.
최은경
놀라운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떠났던 피난민들도 서서히 돌아오고 있단다. 후쿠시마 사고로 고향을 완전히 잃은 사람들도 있지만(지도에서 핑크색 지역은 출입이 불가능한 곳이다), 여전히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했다.
타 지역으로 떠난 피난민은 후쿠시마 현 인구 200만 명의 3% 정도. 그 이유에 대해 시미즈 교수는 "하나는 그만큼 피난 생활이 힘들어서고, 또 하나는 후쿠시마가 그다지 위험한 구역이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고 말했다.
그 한 예로 후쿠시마 현민이 먹고 있는 음식 중에 어느 정도 세슘이 들어가 있는지 측정한 기록을 보여줬다. 원전 사고 1년 뒤 생활협동조합에서 100가구를 조사한 결과, 방사성 칼륨 수치가 40으로, 이는 우리 몸 속에 보통 있는 양과 다를 바 없다는 것.
"원전사고로 발생한 세슘은 일부 약간 보이나 음식으로 인한 내부 피폭은 없다고 본다"는 말에 일부 참가자들은 믿기 힘들다는 반응이었다. 시미즈 교수는 "후쿠시마 지역의 농산물은 특히나 정부에서 검사를 더 철저하게 하기 때문에 어쩌면 다른 지역보다 오염이 덜 된 농산물을 먹을 수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도 말했다.
강연은 시미즈 교수의 전공 분야이기도 한 '원전과 지역재정'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일본에서는 원전 설치 지역에 공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가동을 할 때까지 많은 보조금을 지급한다. 시미즈 교수는 "원전 1기가 30년간 가동을 하면 1215억엔이 조성금으로 지원하게 된다, 거액의 돈이 정부에서 나오기 때문에 돈이 필요한 지역에서 원전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후쿠시마에서 큰 원전 사고가 일어났음에도 일본에서 원전이 완전 폐쇄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라고.
그러나 다행히 최근 후쿠시마 현은 의회나 지사가 모두 지역 내 모든 원전을 폐쇄한다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 시미즈 교수는 "제 1원전 6기는 완전 폐로, 제 2원전의 4기는 거의 고장난 상태로 후쿠시마 현에서는 이것도 폐로하라고 주장하지만 정부나 도쿄전력은 수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일본 국민도 당장 원전을 전부 폐로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고 있지만, 시간을 두고 점차적으로 폐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시미즈 교수는 "이번 사고로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피해가 굉장히 방대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느 정도의 피해가 될지 계산조차 힘들다, 10조엔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100조엔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피난한 사람들이 최종적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결론적으로 고향을 잃어버리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고 강연을 마무리했다.
다음은 간담회 참가자들과의 질의응답 내용.
"원전은 마약같은 것, 한번 빠지면 돌이키기 힘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