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문순c 오늘도 바쁘다 바빠"

[6.4지방선거 동행취재①] 최문순 강원도지사 후보 홍천 장터 방문

등록 2014.05.17 09:10수정 2014.05.1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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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등록을 마치고 택시에 오르고 있는 최문순 지사 후보. 최문순 후보는 이번 선거 운동기간 각 지역에서 택시를 이용해 이동한다는 원칙을 정했다고 한다 ⓒ 이종득


15일 강원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강원도지사 후보 등록을 마친 최문순 강원도지사 후보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이날 오전 9시 30분 홍천군청을 방문하고, 홍천전통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주민들을 만났다.

홍천군청에서 지역 현안사업을 경청한 최 후보는 정통시장을 찾아가 장보러 나온 주민들과 상인들을 상대로 특유의 친화력 있는 얼굴로 선거 운동을 이어갔다.

은행과 더덕 등을 파는 갈마곡리 최경순 할머니는 최 후보와 반가운 악수를 하면서 "텔레비전에서 보던 도지사님이 은행도 팔아주고, 손을 잡으니 오늘 장사 안 해도 좋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화창한 봄날 장터에 지난 3년간 강원도지사를 지낸 후보가 나타나자 장보러 나온 시골마을 아주머니들이 반갑게 다가와 악수를 하고, 기념촬영을 원했다.

"어쩌면 그렇게 말을 편안하게 해주시는지 오랫만에 만나는 사촌 동생 같아요. 텔레비전에서 볼 때보다 잘 생겼네요."

기념촬영을 한 50대 아주머니는 기자가 소감을 묻자 수줍은 표정으로 말했다. 지지하는 정당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물어보는 것 아니"라고 핀잔을 주더니 멀어져갔다.

홍천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김아무개씨는 "도지사와 악수를 하는 것으로는 만족 못 한다"며 "포옹을 하고 싶다"면서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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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장터 입구에서 강아지를 보더니 반갑다는 최문순 후보. ⓒ 이종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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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묵 장사 이후 감자 장사로 나선 후 '뜨거운 감자'란 애칭을 갖게 된 최문순 후보가 감자를 한바구니 사서 자신과 닮았다며 들어보이고 있다 ⓒ 이종득


봄나물을 파는 부부 상인은 도지사가 이것저것을 주문하자 "안 사도 돼요, 여기저기 다니면서 다 사주면 집안 거덜 나잖아요"라고 말했다. 최 후보가 특유의 환한 웃음을 지어보이면서 "그래도 좀 팔아요, 제가 봄나물을 무척 좋아합니다"라고 하자, "이런 거 사지 말고 전철이나 놔줘요"라고 답했다.

최 후보가 "그러겠습니다"라고 하자, 이번엔 "지난번에도 그랬잖아요"란 상인 아주머니의 답변이 돌아왔다. 이에 최 후보가 어색하게 웃어보이면서 "그게 말입니다, 도지사가 무조건 놓아드리는 게 아니라서요" 하면서 나물 한 봉지를 받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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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장사를 하는 최문순 도지사 후보 ⓒ 이종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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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땅콩을 한 바구니 사는 최문순 후보 ⓒ 이종득


최 후보는 지나가는 주민과 상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하는 말을 다 들어주니 수행원들이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장터 한 바퀴 돌다가는 온종일이 걸릴 분위기였다. 수행팀장이 최 후보에게 다가가 근처에 복지회관이 있다면서 동선을 바꿨다. 그런데도 최 후보는 장터를 나오면서 지나가는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을 다 잡고 하는 말에 귀기울이다보니 발걸음은 더디기만 했다.

장터를 벗어났지만 다음 일정에 맞출 수가 없었는지 수행원들은 도지사 후보를 빠르게 유도해보려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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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순c 제 말씀도 들어주세요. 네 말씀만 하세요. ⓒ 이종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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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이렇게 멋지게 차려입고, 남자 친구 만나러 가세요? 아무리 바빠도 제 명함은 하나 받아주세요. ⓒ 이종득


이날 최 후보의 일정을 살펴보니 오전 10시 40분부터 홍천장터 방문 후 오전 11시 40분에는 하이트맥주 공장을 방문해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기로 되어 있었다. 복지회관으로 가는 길이 더디게 이어지자 고춘석 홍천군수 후보가 최문순 후보에게 택시로 이동할 것을 권했다. 그러나 최 후보는 앞만 보고 걸었다. 저기 앞에 오는 할머니에게 큰 걸음으로 다가가 꾸벅꾸벅 인사를 하며 "최문순입니다. 남자 친구 만나러 가세요?"라고 친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알았지. 근데 정말 도지사 그 양반이에요?"
"그럼요. 제가 도지사 최문순이랍니다. 잘 생겼지요. 하하하."

복지회관 식당에 들어서자 점심 식사를 기다리는 어르신 100여 명이 계셨다. 최 후보는 대뜸 큰절을 올리더니 "자주 찾아뵙지 못해 죄송해요, 식사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세요"라고 큰소리로 말했다.

여기저기에서 갑자기 나타난 최 후보를 시민들이 알아보면서 수군수군거렸다. 최 후보는 다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가가 어르신의 말씀을 특유의 환환 웃음을 지으며 듣고 있었다. 결국 최 후보는 다음 일정에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울 듯 싶었다. 그러자 수행원들이 서두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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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사, 내가 말이야. 왕년에... ⓒ 이종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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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잘 생겼지요? 그러게 텔레비전에서 보는 것보다 실물이 잘생겼네. ⓒ 이종득


최 후보의 발걸음은 다시 바빠지기 시작했고, 식당에서 나오자 영업용 택시가 기다리고 있었다. 최 후보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 방문하는 지역에서 택시를 이용해 이동하며 기사들의 의견을 듣고, 기사들에게 작은 보탬이라도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후보는 택시에 급하게 타고나서 창 밖에 서 있는 기자를 보며 손을 흔들어주면서 다음 장소로 향했다. 
#최문순 #문순C #강원도지사 후보 #관역단체장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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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아재양념닭갈비를 가공 판매하는 소설 쓰는 노동자입니다. 두 딸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서로가 신뢰하는 대한민국의 본래 모습을 찾는데,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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