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패배 시인... "인천시민 여러분 죄송하다"

[현장] 0.3%p 뒤진 출구조사 결과에도 웃었지만... 막판 역전극 없었다

등록 2014.06.05 04:46수정 2014.06.05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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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장 선거에 출마한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선거 결과가 판가름난 5일 새벽 당직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 김동환


"(지난) 4년 동안 인천시 재원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새로운 비전을 함께 고민했던 많은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하고 죄송하다는 말씀도 함께 올리겠습니다. 밤늦게까지 캠프를 지켜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송영길 후보)

막판 역전극을 꿈꿨지만 드라마는 없었다. 송영길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장 후보는 개표가 57% 진행된 5일 새벽 3시께 인천시 도화동에 있는 선거 캠프를 찾아 남아 있던 50여 명의 당원 및 지지자들을 위로했다. 사실상의 선거 패배 시인이었다.

송 후보는 "여러분들이 정말 열정을 가지고 해주셨는데 기대에 못 미쳐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미소를 띄며 말했지만 입꼬리는 굳어 있는 모습이었다. 상황실에 남아 있던 지지자들은 마지막 박수를 보냈다. 일부 지지자들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전날인 4일 오후 6시. 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0.3%p 뒤진 것으로 나왔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송영길 캠프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당원들끼리 나누는 대화에서도 '그 정도는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송영길 캠프 관계자들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상황실로 돌아오며 당선 축하용 꽃다발도 미리 준비했다. 오후 8시부터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개표 결과에서 송 후보가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와 엎치락뒤치락하며 지지율 경합을 벌이자 지지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모니터를 주시했다.

밤 10시를 넘자 두 후보의 지지율은 6%p 이상 벌어졌다. 송 후보는 2위였다. 벌어진 지지율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전통적인 야권 성향 지역인 남동구와 부평구의 개표 결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자 일부 지지자들은 또 다른 야권 성향 지역인 계양구 개표 결과를 기다리며 스마트폰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현황 홈페이지를 반복해서 새로고침 하기도 했다.

자정이 넘어가도 지지율이 좁혀지지 않자 취재진들은 하나 둘 자리를 떴다. 개표 초반 한 두 시간을 제외하고는 줄곧 1위를 지키던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하다는 보도가 나오자 방송 부스를 설치했던 OBS, MBC 등 방송사들도 장비를 챙겨 사라졌다.


방송3사의 출구조사를 보고 "조금 있다가 오겠다"고 했던 송 후보는 상황실을 떠난 지 9시간 만에 되돌아왔다. 그는 "시민들과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안타깝다"는 말을 남기고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눈 후 자리를 떠났다.
#송영길 #인천시장 #지방선거 #출구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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