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행진 중인 전주시민들.
주현웅
[오후 7시 5분] 버스도 경적 울리며 '지지'
광장에서의 집회를 마치고 행진을 위해 거리로 나서는 시민들. 각자 저마다의 피켓을 들고, 또 한 손에는 촛불을 들고 질서정연하게 대열을 갖춘 채 도로로 나서며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전주시민 함께해요!" 집회 참가자들은 "대통령은 물러나라(혹은 하야하라)"등의 구호를 외치면서도, 곳곳의 시민들에게 '함께 하자'는 호소를 잊지 않았다.
그리고 이들이 거리에 들어서자 지나가던 버스들이 경적을 울리기 시작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경적을 울린 버스를 향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길을 걷던 시민들 중에서도 짜증 섞인 표정을 짓는 사람이 없었다. 현재 전주에서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버스들의 '경적 시위'도 한창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주에서는 촛불대열을 향해 버스가 경적을 울려대는 것이 "비키라"는 신호가 아닌 "우리도 함께 하고 있다"는 의미로 통하고 있다.
촛불이 주변으로 번져가는 효과는 상당했다. 행진을 진행할수록 대열에 합류하는 시민들이 점점 늘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구경을 하던 시민들이 촛불과 피켓을 나눠 받고는 행진을 함께 했다. 노인도, 중년도, 학생도, 심지어 어린이들도 합세했다.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이진영씨는 "우리도 알 건 다 안다"면서 함께 걷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순실은 몰랐던 사람"이라면서 "국민들은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은 적이 없다"고 했다.
심지어 초등학생도 나섰다. 이진구(11)씨는 "대통령이 할 일을 다른 사람이 했다"면서 "이 때문에 어른들이 화가 많이 난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