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
유성호
"저는 오늘 낙선했습니다. 83000명 가까운 시민들로부터 받은 지지로 1.7%의 득표율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낙심하지 않습니다. 이제 한국 페미니스트 정치의 시작점은 제로가 아니라 1.7%이기 때문입니다."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의 낙선 인사다. 신 후보는 14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기적같은 시간이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하고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제가 서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수많은 시민의 지지와 후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신 후보는 당당한 표정으로 유권자를 응시하는 벽보 포스터로 화제를 모았다. 영화 <부러진 화살>로 알려진 박훈 변호사가 이를 "시건방지다"라고 표현하면서 그의 벽보나 현수막은 선거기간 내 훼손되는 경우가 잦았다. 우리 사회의 '페미니즘 백래시(backlash. 반격)' 현상을 명징하게 드러낸 사례였다(관련 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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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이겨냈다. 신 후보는 개표 결과, 서울시장 후보 중 4위를 기록했다. 원내 진보정당인 정의당 김종민 후보(1.6%)보다 근소하게 앞선 득표율이었다. 원내 의석이 단 1석도 없는 녹색당으로서, '페미니즘 백래시' 공격까지 받았던 점을 감안하면 그 의미가 작지 않다.
"페미니즘 정치의 용감한 첫걸음, 많은 '신지예들'의 용기가 돼 달라"이와 관련해 그는 "차마 페미니스트라는 것을 드러내지 못하던 많은 시민이 선거 벽보를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두근거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면서 "공보물을 바라보며 짜릿하고, 명함을 손에 잡으며 작지만 벅찬 승리의 경험들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특히 "무엇보다 그동안 정치가 배제해온 모든 소수자와 함께 평등의 시대로 넘어가자고 외치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신 후보는 6.13 지방선거 결과를 "용감한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2018년 지방선거는 페미니즘 정치의 용감한 첫 걸음"이라며 "사랑이 혐오를 이길 것이다. 뜨거운 연대의 정신이 차별을 무너뜨릴 것이다. 역사는 우리들의 한 표를 승리의 시작으로 기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폭력과 성차별 없는 세상, 여성의 몸이 여성의 것이 될 수 있는 사회 등 자신이 선거기간 중 약속했던 것들을 실현시키기 위해 다시 시작하겠다면서 "한강의 기적을 넘어 평등의 기적을 만들기 위해 정치하고, 여성과 청년, 새로운 정치인과 정치세력이 등장할 수 있도록 선거제도를 개혁합시다"라고 호소했다.
녹색당을 향한 지지도 호소했다. 그는 "이번 선거, 저를 지지해주셨던 많은 분들께도 이 소중한 정당의 당원이 되어주시기를 제안한다"라면서 "녹색당을 통해 만나게 될 많은 '신지예들'의 용기가 되어주세요"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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