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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창의 자기정치 선언 "정부의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주목, 이 출마자] 총선 출사표 던진 전 청와대 사회혁신수석 "시민참여 안 늘리면 갈수록..."

등록 2020.01.21 07:08수정 2020.02.1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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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선거의 계절입니다. 오마이뉴스는 21대 총선을 맞아 주목할만한 정치 신인을 조명합니다.[편집자말]
 
  하승창 전 청와대 사회혁신수석
하승창 전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이희훈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사회혁신수석을 지낸 하승창 연세대 객원교수가 21대 국회의원 총선에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1992년 경실련 정책실장을 시작으로 '함께하는 시민행동' 사무처장(1999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2008년), 씽크카페 대표(2012년) 등으로 시민단체에 주로 있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무부시장(2016년),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사회혁신수석(2017년)으로 정치 활동 경험은 비교적 적은 그다.

'하승창의 넥스트 플랜: 도시의 삶을 바꾸는 11가지 도전' 출판기념회를 열고 정치권에 막 발을 담근 그를 <오마이뉴스>가 16일 만났다.

- 독일 유학 마친 후 작년 7월에 귀국했을 때는 출마 얘기가 없다가 연초에 발표하게 된 이유는?
"작년 돌아왔을 때는 올해 총선 후보자 경선에 투표할 수 있는 권리당원 모집이 이미 끝나서 생각도 안 했다. 그런데 하반기부터 지역으로 강연 다닐 때마다 출마 얘기를 들었다. 선거 나가서 시민운동 하면서 했던 얘기들을 해달라는 거다. 출마 쪽으로 마음먹은 것은 11월, 사람들 의견 구한 게 12월이다. 그러다보니 발표는 1월에 하게 됐다."

- 4년 전 총선 대신 서울시 정무부시장 됐을 때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나는 정치를 행정으로부터 시작한다, 잠깐 하다가 다시 시민사회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때도 총선 출마를 고민하다가 결론 못 내린 상태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요청으로 정무부시장을 맡게 됐다. 청와대 수석을 마친 후에도 정치 참여의 길이 반드시 의회만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베를린 유학을 간 거였다. 독일이 4차 산업혁명 준비를 잘 한다고 해서 그걸 보러갔다."

그가 택한 지역구는 새로운보수당 지상욱 의원이 버티고 있는 서울 중·성동구 을. 솔직한 얘기를 들어봤다.

"일단 같은 당 의원 없는 곳부터 찾아본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시민단체 시절부터 인연이 깊은 천준호(서울 강북갑), 이용선(양천을) 지역구로 갈 수는 없고. 마침 서울시청이 중구 안에 있고,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있어서 친숙한 곳이다. 내가 쭉 생각했던 보행도시, 도심공동화 등의 도전 과제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정대철-정호준 부자 외에는 민주당에게 본선이 어려웠던 지역이기도 하고."
  
  하승창 전 청와대 사회혁신수석
하승창 전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이희훈
 
- 청와대 586 출신의 여당 출마자가 너무 많다는 비판이 있다.
"내가 사실 두 가지 다 적용된다. 좀 더 젊고 역동적인 후보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출마에 큰 결격 사유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2011년과 2014년 박원순 선거캠프의 총괄책임자로서 박 시장과는 뗄 수 없는 관계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하던 그가 문재인 대선캠프에 '영입'될 때도 "박 시장이 대선의 꿈을 접은 뒤 자기 사람을 문재인에게 보냈다"는 해석이 많았다.


- 지난해 최대 이슈 중 하나가 조국 전 법무장관이었다. 문재인 정부 초기 청와대 근무를 함께 한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나?
"함께 일했던 사람으로서 그가 겪는 일들이 마음이 아프다. 공직을 지낸 사람으로서 사회적으로는 공직자의 책무와 공정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높아졌다 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했던 시간들이었다. 돌아보면 공직자로서 조국 전 장관이 좀 더 세심했었어야 하는 데 하는 아쉬움을 갖는다. 그러나 이에 대한 검찰의 과도한 태도는 오히려 왜 검찰이 개혁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국민이 공감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 새해에도 조국 얘기가 끝나지 않고 검찰인사,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 재판으로 넘어 갔으니 결과를 지켜보면 좋겠다."


그는 책에서 "이분법적 대립구도를 유지하려는 정치세력이 모든 논의에 반대만 하는 상황에서는 복잡한 문제를 풀어가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일단 선거에 들어가면 개인은 사라지고 친문 대 반문 구도로 모든 게 끝날 수도 있는 상황.

"문재인 정부가 처음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은 청와대에 있었던 내게도 아픈 부분이지만, 감당할 수밖에 없다. 당연한 얘기지만, 전환기에 성공의 디딤돌을 놓아야한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이 중요하다.

그런데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논의된 얘기가 보도되고 나면 한나라당 대변인 논평이 자동적으로 나오더라. '다른 생각'과 '가치'로 말하는 일체를 좌파, 빨갱이로 치부하고 독재와 장기집권 음모 정도로 취급하더라. 쟁점 법안의 의회 돌파도 잘 안 되고. 논의는 있지만 진전이 안 되는 시스템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소득주도 성장은 최저임금만 계속 얘기된 것이 아쉽다. 독일은 임대료 부담 없는 사회주택들이 굉장히 활성화되어 있어서 노년층의 가처분 소득이 많다. 이들이 동네 가게에서 돈을 많이 쓰니 자영업도 활성화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주거 문제만 해결되면 사람들이 훨씬 여유 있게 살 수 있다."
 
  하승창 전 청와대 사회혁신수석
하승창 전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이희훈
 
- 부동산 안정이 정부의 큰 과제다.
"(부동산 정책을 주도했던) 김수현 사회수석은 공급을 늘리기보다는 세제나 은행대출 규제를 손보려고 했다. 내가 청와대에 있을 때는 별로 안 올랐는데, 이후에 엄청나게 올랐다. 부동산은 전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금리가 낮으니 자금이 은행으로 안 가고 실물로 몰리는 거다. 내가 머물던 베를린도 임대료가 하도 가파르게 올라서 시장이 임대료를 동결시키는 단계까지 갔다. 선거 앞두고 당장 내놓을 부동산 대책은 없지만, 최근의 트렌드를 좀 더 반영해야 한다. 급격히 늘어나는 1~2인 가구에 맞는 주택공급을 늘려야 한다. 1~2인 주택이나 노년층을 위한 사회주택 늘리는 것은 이제 논의의 초기단계라고 할 수 있다.(정부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1인 가구 정책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5월에 맞춤형 정책을 내놓기로 했다.)"

국회에 들어가서 꼭 하고싶은 일을 묻자 그는 "행정절차법은 고치고 싶다"고 말했다.

"정부의 일하는 방식을 바꾼다는 점에서 행정절차법이 중요하다. 청와대에 있을 때 행정안전부에 초안 작업을 시켜놓았는데 마무리 짓지 못하고 나왔다. 시민들의 요구가 양적으로 많아지고 질적으로도 다원화되고 있어서 시민참여를 더 늘리지 않으면 행정집행이 갈수록 더 어려워지는 단계로 가고 있다. 시민들이 행정에 일상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길을 더 열어줘야 갈등이 줄어든다."

- 서울시의 현안 중 하나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다. 계획을 발표했다가 주민의견 수렴으로 되돌아간 상태인데.
"시민들 얘기는 충분히 듣되 아주 간명하게 접근하라고 주문하고 싶다. '국가 대표 광장', '월대 복원' 같은 얘기를 할 필요 있나? '걷고 싶은 도시', '차 안 다니는 광장'으로 메시지를 단순화해야 한다. 광장을 만들면 일상적인 시위 공간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카페 등 상업공간을 많이 조성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본다."
#하승창 #조국 #광화문광장 #소득주도성장 #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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