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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코로나192021화

겁없고 철없다? '불금' 홍대·강남 20대 얼마나 줄었냐면

[데이터로 본 사회적 거리두기 ③] 지난해 비해 올해 3월 감소 뚜렷

등록 2020.04.06 09:19수정 2020.04.0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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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우리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오마이뉴스>는 서울시와 KT가 제공하는 '서울생활인구' 데이터와 현장 취재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증적으로 알아봤습니다.[편집자말]
 지난 3월 27일 금요일 오후 8시 30분께 서울 신촌동 거리 사진이다. 신촌로 일대가 한산하다. 사진을 촬영한 이승우(27)씨는 "작년 3월에 비하면 정말 사람이 줄었다"고 했다.
지난 3월 27일 금요일 오후 8시 30분께 서울 신촌동 거리 사진이다. 신촌로 일대가 한산하다. 사진을 촬영한 이승우(27)씨는 "작년 3월에 비하면 정말 사람이 줄었다"고 했다.이승우
 
"본래 이맘때 신촌 거리는 새벽까지도 바글바글해요. 개강도 하고, 새내기들도 오면서 가장 들썩거리는 시기거든요. 그런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기간인 지난 3월 27일 저녁, 서울 신촌 연세로(젊음의 거리) 곳곳은 한산했다. 텅 빈 골목 거리도 심심찮게 눈에 들어왔다. 이날 오후 8시께 연세로를 걸었던 이승우(26)씨는 "금요일 풍경이 마치 월요일 같았다, 무엇보다 작년 이맘때에 비교하면 (유동 인구가) 눈에 띄게 줄었다"라고 말했다.

상황은 서울 홍대입구역 부근도 같았다. 같은 날 오후 6시 30분, 늘상 붐비던 홍대입구역 9번출구 앞은 한산한 축에 속했다. 인근 연남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해 이맘때면 밤 10시까지도 거리 곳곳이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요즘은 8시만 돼도 사람이 없다"면서 "가게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작년 이맘때에 비해 절반도 안 된다"고 했다. 

인근 거주자들의 말도 비슷하다. 상수동에 사는 양부용(31)씨는 "금요일 밤에 이 정도면 정말 사람이 없는 것"이라면서 "출근지인 강남역 부근도 이전보다는 통행인구가 확실히 줄었다"라고 했다. 합정동 주민 원종호(31)씨도 "2월 말 이후로 유동인구가 절반가량 줄은 것 같다"고 전했다.

신촌·홍대의 분위기는 언론보도와 사뭇 달랐다. 북적이는 홍대 클럽을 부각시키며 '철없는 20대' 딱지를 붙이는 언론보도가 쏟아졌다. 정말 20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하고 있는 것일까. 

<오마이뉴스>는 지난 1~3월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서울의 대표적인 번화가인 신촌(신촌동)·홍대(서교동)·건대입구(화양동)·강남역(서초4동)의 20대 유동인구를 서울생활인구 데이터를 통해 살펴봤다. 서울생활인구란, 서울시와 KT가 공공빅데이터와 통신데이터를 이용해서 추계한 서울의 특정지역·특정시점에 존재하는 모든 인구를 뜻한다.

 
 
서울 주요 번화가 네 곳의 20대 생활인구는 설연휴인 1월 24일 크게 줄었다. 이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20대 생활인구는 바로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이 주춤했던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 때 모든 지역의 20대 생활인구는 설연휴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21일 20대 생활인구는 전주에 비해 감소했고, 28일에는 급감했다. 대구·경북 지역의 집단 감염이 본격화 된 시점으로, 코로나19가 20대의 외부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본부가 감염병 위기경보를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 것도(2월 23일),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선 것도(2월 26일) 이 때의 일이다. 

2월 14일과 28일의 20대 생활인구를 비교했을 때, 20대 생활인구가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홍대(서교동)였다. 4만9988명에서 3만699명으로 1만9289명(39%)이 감소했다. 비율 감소가 가장 큰 곳은 강남역(서초4동)이었다. 42%(1만9284명→1만1121명) 줄었다. 화양동(건대입구)은 27%(2만1957명→1만7339명), 신촌은 23%(2만9828명→2만2909명) 줄었다. 하지만 생활인구 감소세는 오래가지 않았고, 3월부터 오름세를 보였다.


주목할 것은 3월 27일 통계다. 이날 홍대(서교동) 20대 생활인구는 전주 대비 2.5% 줄었다(3만7798명→3만6868명). 강남역(서초4동)은 3.9%(1만4207→1만3642명), 신촌은 1%(2만5664명→2만5401명), 건대입구(화양동)는 1.2%(1만9869명→1만9640명) 줄었다. 정부가 3월 22일부터 4월 5일까지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기간으로 정한 것에 반응한 결과로 보인다. 

3월 27일 20대 생활인구는 1년 전과 비교하면 줄어든 상황이다. 특히 주변에 대학이 많은 홍대(서교동), 신촌의 20대 생활인구는 1년 전에 비해 각각 24.7%(4만8980명→3만6868명), 31.4%(3만7042→2만5401명) 감소했다. 

우혜진(26)씨는 "여럿이 만나는 모임은 다 취소했다"면서 "의료진들이 제일 고생하고 있는데 나 하나 이기적인 마음으로 나갔다가 더 퍼지면 위험하기 때문에 (정부 방침에) 최대한 동참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홍대 #신촌 #강남 #서울생활인구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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