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깨쑥밥과 달래장. 색다른 음식을 먹고 싶을 때 매일 먹는 밥에 반찬만 달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처럼 밥에 큰 변화를 주면 밥맛을 잃지 않는다.
김현자
몸에 좋기로 유명한 쑥과 들깨로 짓는 밥이라니 더욱 끌렸다. 하지만 막상 가족들이 싫어하면 어쩌나? 조심스러웠다. 다행히 처음 해본 밥을 달래장으로 비벼 먹던 아이들이 "오홍! 봄마다 생각날 밥이야!", "응 응" 주고받으며 경쟁이라도 하듯 단숨에 그릇을 비웠고, 이제는 우리 가족 모두 즐기는 밥이 되었다.
들깨쑥밥은 레시피까지 굳이 적어야 하나? 싶을 정도로 간단하게 해 먹을 수 있는 밥이다. '①밥 짓기 30분 전쯤에 쌀을 미리 불려뒀다가 ②압력밥솥이 아닌 냄비(혹은 뚝배기나 무쇠솥 등)에 불려뒀던 쌀을 넣고 ③씻어둔 들깨도 넣고 밥을 하다가 ④뜸 들일 때 미리 손질해둔 쑥을 넣어 마무리해 ⑤양념장 혹은 달래장으로 쓱쓱 비벼 먹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간단하게 지어 먹는 밥도 더 맛있게 지을 수 있는 그런 노하우가 있다.
①솥밥은 쌀을 30분가량 먼저 불려뒀다 해야 한다. 미리 불리라니까 밥을 짓기 전까지 물을 넉넉하게 부어 불려두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그처럼 불렸다 밥을 지으면 쌀이 부서져 밥에 힘이 없다. 탱글탱글한 밥알의 식감도 기대하기 어렵다. 영양도 빠져나갈 것이다.
쌀을 씻어 3~5분 정도 담가뒀다가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뺀 후 30분가량 뒀다 하면 된다. 마지막 헹굼 물을 따라내고 쌀과 함께 조금 남게 되는 물만으로 불려 지어도 맛있다.
②들깨는 가벼워 물과 휩쓸려 버리기 쉽다. 그러니 볼에 들깨를 담은 후 다른 그릇으로 물을 받아 조심스럽게 붓는 방법으로 세 번 정도 씻으면 된다. 깨끗하게 보여도 티끌 같은 것이 있다.
쑥은 잠깐 담갔다 씻는다. 깨끗해 보여도 먼지 등이 많이 달라붙어 있기 때문이다. 쑥이 크면 손질한 쑥 전체를 도마에 모아 놓고 칼질을 두세 번 하는 정도로만 대충 잘라준다.
③솥밥 혹은 냄비 밥을 어려워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불 조절에 실패한 경우가 많다. '강불로 몇 분'과 같은 설명은 참고만 하자. 집마다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직접 해보는 것으로 우리 집 조건에 맞는 방법을 찾아내자.
이런 설명이 너무 막막할 것 같은 사람들을 위해 제시하면 '뚜껑을 덮어 팔팔 끓으면→뚜껑을 열어 중불로 잠시(3~5분) 끓이다가→밥물이 완전히 잦아들기 전에 뚜껑을 덮은 후→약불로 잠깐 뜸 들인다. 그런 후 불을 끄고 5분~10분 정도 두면 된다.
경험상 '주물솥'이 솥밥하기 제일 좋다. 쌀이 다 익지 않았는데 물이 없을 경우 물을 보충해줘도 질퍽거리지 않는 밥이 될 가능성이 많다. 누룽지도 맛있게 된다. 뭣보다 뚜껑이 무거워 밥이 촉촉하게 잘 된다.
날치알처럼 톡톡 터지는 이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