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들의 수행공간이었던 화림원을 공동체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오창균
공동체 식구들은 절 안과 밖의 숙소에서 또는 마을의 집에서 지낸다. 나는 절 밖의 숙소 화림원에서 여러 명의 식구들과 숙식을 하며, 1인1실의 방에서 지내고 있다. 스님들의 수행 공간이었던 화림원은 산중턱에 자리하고 있으며, 밤에는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무리를 보는 것이 신기했지만 지금은 일상이 되었다. 아침이 밝아오는 여명을 알리는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는 알람처럼 같은 시간에 울렸고, 공동체와 자연속에서 지내는 것에 저절로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생활용수로 쓰고, 생태화장실에서 나오는 거름은 농사에 사용한다. 두 달간의 공동체생활은 오래전부터 살아왔던 것처럼 많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악숙해졌다. 20대부터 50대의 세대 차이는 있을지라도, 단순소박한 삶을 실천하려는 공동체 의식으로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심이 느껴진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생활한다는 것은 다양한 취향의 문화를 공유하는 즐거움도 있다. 처음으로 접해 본 음식과 음악이 있고, 자기 삶에 대한 생각과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 것도 내 삶을 충만하게 한다.
여럿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에는 지켜야 할 약속같은 의무와 권리도 있고 자유도 있지만 여기서 느끼는 것은 평등이다. 그 무엇으로도 차별하지 않고 함께 한다는 의식을 갖는 것이 공동체라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