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맞잡은 세 후보15일 안철수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와 신상진 성남시장 후보가 함께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은혜 후보 캠프 제공
"성남의 조커는 누구인가?!"
안철수 국민의힘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후보자가 외치자 지지자들이 "이재명!"을 외쳤다.
안철수 후보는 오는 6.1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열리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며, 전임 경기도지사이자 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인 이재명 후보를 정조준했다. 사실상 이번 보궐선거를 지난 대통령 선거의 '연장전' 성격으로 규정하며, 분당갑 대신 계양을을 택한 이재명 후보 공략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김종인·장제원·나경원 등 참석... 조수진·배현진은 빨간 운동화 선물
안철수 후보의 선거사무실 개소식 현장은 말 그대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캠프 관계자들이 에어컨을 최대로 틀었지만, 출근길 만원 지하철처럼 꽉 찬 사무실의 온도는 쉽게 내려가지 않았다. 여러 사람들이 땀을 흘렸고, 뒤늦게 도착한 내빈은 지정석이 있음에도 앞으로 갈 수가 없어 실랑이가 일었다. 결국, 견디지 못한 장년층 지지자 몇몇은 사무실 밖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수월치 않았다. 들어가지 못하고 수십 명의 사람들이 늘어서며 건물 복도를 채웠다.
안 후보는 이날 준비한 인사말을 하기에 앞서 "오늘 오시겠다는 분들 명단을 이렇게 보니까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말하면 안 되겠더라"라며 "그래서 정말 밤새 생각하면서 생각을 정리를 했다. 그래서 글로 적었다"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것처럼 이날 축사에 나선 이들의 면면은 화려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은 영상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직접 자리에 함께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안철수 후보를 국회로 보내시면, 이 분당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는 지도자를 탄생시킬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한다"라고 추켜세웠다. '윤핵관'으로 불린 장제원 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은 아랍에미리트 특사로 출국하기 전 시간을 내서 얼굴을 비쳤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새로 취임하고 시작을 알리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연 윤석열 대통령 못지않게 중요한 조연 역할을 해주셨다"라고 평했다.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도 축사에 동참했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이재명 후보가 당선됐으면 1번으로 정신병원에 갈 뻔했는데, 정신병원에 안 가도록 만들어주신 안철수 의사 선생님께서 감사드린다"라는 노골적인 지지 발언을 남겼다.
김은혜 후보가 본인이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지난 2년 동안 의정 활동을 하면서 "운동화 하나 신고 왔는데, 뒷축이 다 닳았다"라고 이야기하자, 안철수 후보는 "운동화 밑창이 닳도록 발로 뛰겠다"라는 인사말로 화답했다. 그러자 현직 당 최고위원인 조수진·배현진 두 의원은 안 후보에게 붉은 운동화 한 켤레를 선물했다.
안철수 "성남, 조커가 판치는 고담시... 이재명, 연고 없는 인천으로 가버려"
안 후보는 이날 "이곳 성남은 조커가 판치는 고담시와도 같다고 말씀드렸다"라며 "조커는 고담시의 권력자 카르텔이다. 한국말도 잘 모르는 민주당에서 왜곡하기에 드리는 말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8일 출마 선언 당시 그는 "민주당의 12년 장기 집권이 이어진 성남시는 '조커가 판치는 고담시'로 전락했다"라고 꼬집은 바 있고, 이에 그의 경쟁자인 김병관 민주당 후보는 "자신이 출마할 지역을 '고담'으로 비유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을 지적 안 할 수 없다"라고 반발했다.
안 후보는 이날 "고담시의 시민들은 피해자"라며 "공영개발의 탈을 쓴 채 헐값에 토지를 수용한 성남의 조커는 누구인가?"라고 외쳤다. 이어 "분양가 상한제를 비켜간 값비싼 아파트에 빨대를 꽂아 부동산 특권 카르텔에게 1조 원의 이익을 몰아준 성남의 조커는 누구인가?"라며 "왜 조커는 부동산에 손을 댈 때마다 시민에게는 '마이너스의 손'이면서, 업자에게는 황금알을 낳아주는 '마이다스의 손'이 되는 것인가?"라고 이재명 후보를 연이어 공격했다.
현장의 지지자들은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안 후보는 더욱 힘을 주어 "저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하면서 대장동에 책임이 있는 이재명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이곳에서 저와 대결하자고 했다. 시민의 심판을 받자고 했다"라며 "그러나 아무런 결기도 없이,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인천으로 가버리고 말았다"라고 말했다.
흥분한 지지자들 사이에서 "'죄'명아, 돌아와라!" "도망갔다, 도망갔어!"와 같은 거친 말들이 터져 나왔다.
김은혜 "경남매, 안심해 트리오로 불러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