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안상훈 사회수석이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로 한 해 낮추는 학제개편안 등 현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2.8.2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이 2025년부터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취학연령 하향' 학제개편안에 대한 신속한 공론화를 (업무보고 당시) 교육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29일 교육부 업무보고 후 '취학연령 하향' 관련 논란이 불거진 지 나흘 만이다.
안상훈 사회수석은 2일 오후 대통령실 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필요한 개혁이라도 관계자들 간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부분이 있어 공론화와 숙의가 필요하니, 교육부가 신속하게 이에 관한 공론화를 추진하고 종국적으론 국회에서 초당적인 논의가 가능하도록 촉진자 역할을 해 달라'는 게 교육부 업무보고에서의 대통령 지시사항이었다"고 밝혔다.
교육현장과 단체, 학부모들이 갑작스레 돌출한 '취학연령 하향' 논의에 거세게 반발하는 데다 여당 안에서도 '사회적 합의 과정이 부재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뒤늦게 '대통령은 공론화를 지시한 바 있다'고 알린 셈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공론화 지시'는 지난 7월 29일 교육부 업무보고 관련 대통령실 브리핑 내용에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 당시 대통령실은 ▲ 디지털 인재양성과 컴퓨터 언어교육 등에 만전·첨단산업분야 전문인력과 융복합 인재 양성을 위한 규제완화 및 지원책 마련 ▲ 소외계층의 학습결손 회복과 각각의 특성에 따른 교육지원 강화 ▲ 교과과정 탄력적 운영 및 다양한 종류의 학교형태 보장 ▲ 학생 수 급감 추세 감안해 지방교육재정 포함 교육시스템 재점검 ▲ 현행 초·중·고 12학년제 유지하되 취학연령 1년 하향 방안 강구 등 다섯 가지의 대통령 지시사항을 브리핑한 바 있다.
참고로, 교육부 역시 이날 취학연령 하향 관련 학부모단체 등과의 간담회를 고지했으나, <오마이뉴스> 취재에 따르면, 간담회 행사를 4시간가량을 앞두고 급박하게 통보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관련 기사 :
"교육부, 의견수렴 없이 일 벌이더니 간담회도 직전 통보").
"공론화할 책임, 정부에 우선적으로 있고 국회에도 있다"
안 수석은 '취학연령 하향' 조치는 윤석열 정부의 교육개혁 방향 중 '수단'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그는 "교육개혁은 인재양성 및 다양화 교육과 돌봄에 대한 국가책임 등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되는데, 반도체 등 첨단산업 인력양성 훈련 등이 첫째에 속하고 초등학교 돌봄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아이들의 안전한 성장을 도모하고 부모의 부담을 경감시키는 게 두 번째에 속한다"며 "대통령은 선거 때부터 관련 현장을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 아동기 교육과 돌봄의 통합 문제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저출산 상황이라 지방재정교부금이 넉넉하다. 덕분에 초등학교 시설과 기자재는 거의 선진국 수준에 육박한다"면서 "학교 내 방과 후 돌봄서비스를 부모 퇴근시까지 하자는 게 기본인식의 출발점이고 (취학연령) 하향 문제는 이런 정책방향 속에서 수단에 불과하다,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만 5세 낮추는 방안은 교육개혁 과제 중 하나인 '돌봄' 문제를 다루는 하나의 방안이었다는 설명이다.
안 수석은 '취학연령 하향' 논의와 관련된 국회의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취학연령 하향은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됐고, 영미권 다수 선진국에서 (만 5세 취학을) 시행 중이다. 여러 장점이 있는 개혁 방안인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노동·연금개혁 등 모든 종류의 개혁이 다 마찬가지겠지만 교육개혁도 대통령과 내각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이 크다. 국회 입법사안에 해당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다양한 우려에 대해 정책적 해결 방안을 찾는 것도 교육부의 몫"이라며 "정해진 답은 없다. 옳은 개혁 방안이 있을 때 공론화할 책임, 국민과 소통할 책임은 정부에 우선적으로 있고 국회에도 있다"고 밝혔다.
"아무리 좋은 개혁이라도 국민 뜻 거스르고 갈 순 없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