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S초등학교 앞에서 1학년 교사의 죽음에 가슴 아파하며 교내 체육관에 추모공간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유성호
최근들어 비슷한 경험을 하는 빈도수가 많아졌다. 그런데 이건 새발의 피란다. 지인인 초등학교 교사가 말하길, 고등학교는 그래도 입시 때문에 교사에게 함부로 할 수 없지만 초등학교는 학부모 민원이 상상 초월이라고 했다. 교사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다양한 요구들을 한단다. 그런데 가끔 부당한 요구에 저항하는 교사들이 있으면 민원이 시작된다고 했다.
감정 조절 능력이 없는 아이가 교실에서 돌발행동으로 다른 아이들을 힘들게 했지만 담임 교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 정신과 치료나 상담을 이야기하면 '지금 내 아이 환자 취급하냐'고 교사의 자질을 들먹일게 뻔하고, 교사나 친구들을 때리려고 할 때 힘으로 제압하면 '교사가 아이를 상대로 폭력 쓴다'고 할 거고, 등교 정지 시키면 '교육권 침해한다'고 할 거고, 그대로 두면 다른 아이들의 학부모가 '자기 아이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고 할 거고. 제발 자기 반에 그런 일이 없기만을 기도한단다.
최근 서울 서초구의 S초등학교에서 신임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왜 굳이 학교에서 그런 안타까운 선택을 했는지 공식적으로 발표된 바는 없다. 가짜 뉴스는 차치하더라도 직장인 학교에서 감당하기 힘든 일을 겪은 것이 아닐까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이 사건은 비슷한 시기에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에게 담임 교사가 폭행을 당해 상해를 입은 사건과 겹쳐지기도 했다.
교사들 입장에서는 이 사건이 남 일 같지 않다. 비슷한 경험을 한 번 하지 않은 교사가 없고, 그런 경험을 그냥 참고 넘어간 경우가 대부분이며, 최근들어 더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게 곧 내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있다. 그런 이유로 S초등학교에는 전국 각지에서 수 백 개의 근조화환이 답지하고 있고, '진상규명'을 주장하는 교사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나보다. 차마 이야기하지 못했던 문제를 공론화하고 싶다는 몸짓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2
인간과 동물과 자연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사회를 꿈꾸는 사회과 교사
공유하기
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남 일 같지 않습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