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8일, 자신이 근무했던 교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이초 교사의 사촌오빠는 8월 13일 공개된 오마이TV <오연호가 묻다>를 통해 "서초경찰서가 이 사건을 남자친구 문제로 빨리 종결하고 싶어했다"면서 "경찰은 '윗선이 다 보고 있다', '이슈가 만들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서초경찰서장이 초기의 부실수사에 대해 유족에게 직접 사과했다"고 밝혔다.
오마이TV
사촌오빠는 이후 서이초 안팎의 수많은 관계자를 만나고 동생의 일기장, 학급일지 등의 기록을 조사하고, 일부 학부모와 동생의 관계에 대한 흔적들을 추적해오고 있다. 그 과정에서 그는 남자친구 주원인론은 절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오히려 경찰쪽에 자신이 '취재'한 다각적인 자료를 건네면서 수사를 요청했다. 박씨에 따르면, 서초경찰서는 사건발생일로부터 2주 반이 지나서야 유족들에게 "초기의 부실 수사에 대한 사과"를 했다.
"지난 8월 5일 작은 아버지, 어머니랑 서초경찰서에 갔더니 경찰서장이라는 분이 면담을 하자고 하셔서 저희 가족이 다 갔습니다. 그때 경찰서장이 '우리가 좀 오해를 했다', '처음에 좀 부실했던 건 사과를 한다'고 하셨습니다." (오마이뉴스는 12일 오후 서초경찰서에 박씨가 말한 내용들에 대해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24시간이 지나도록 답을 얻지 못했다.)
사촌오빠는 "2주 반만에 이런 사과를 듣고 동생이 더 너무 불쌍해졌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경찰이 남자친구 문제라고 하니까 집안 어른들이 가족끼리 조용하게 빨리빨리 장례를 치르자고 했거든요. 그래서 친구도 없이, 다른 조문객도 받지 않았는데... 당시 경황이 없고 힘든 상황이었지만 경찰 말을 안 믿었어야 되는데... 우리가 동생에게 너무 죄를 지었구나…."
사촌오빠 박두용씨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경찰을 만나서 수사상황을 듣고 있다"면서 "아직까지도 본질적인 조사는 없이 빙빙 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동생의 일기장을 다 봤다는 박씨는 "6월경부터 일기장에 '너무 힘들어서 죽을 거 같다, 살려달라, 나 살려달라, 나도 노력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내용도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오래 전부터 서이초는 '신규들의 무덤'이라는 소문이 있었다"면서 동생이 담임을 했던 1학년 교실은 "전에 급식실로 쓰던 곳을 개조한 곳이어서 벽면의 절반 정도는 창문이 없었다"고 했다. 동생은 "원래 급식실의 창고로 쓰던 조그마한 공간을 엄청 예쁘게 꾸며놓고 제재가 힘든 아이들을 진정시키는 용도로 사용했다"면서 "가족들에게도 자랑하면서 그 방 사진을 보여줬다"고 했다. 그러던 그가 교실의 한켠이었던 그 방에서 '마지막 선택'을 했다.
"동생 6월경부터 일기장에 '살려달라' 적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