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이초 전경.
교육언론창
지난 7월 17일께 생을 마감한 서울 서이초 교사에게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들의 직업에 대한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합동조사를 벌인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이들 학부모 가족이 정치인인지 여부 등 직업 정보에 대해서도 파악하지 못한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또 고인이 1학년 6반 학부모 민원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는데도 서이초가 교장 명의로 입장문을 내기 전에 해당 학급 학부모들과도 사전에 초안 내용을 협의한 것으로 새로 드러났다.
보고서 "(특정 정치인 관련성 부인) 입장문 진위도 확인할 수 없었다"
21일 교육언론[창]은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국회에 보낸 '서울서이초 교사 사망 관련 교육부·서울시교육청 현장조사 결과 보고(안)'를 입수해 살펴봤다. 두 기관의 합동조사는 지난 7월 25일부터 8월 4일까지 진행되고 그 결과 일부가 지난 8월 4일 발표됐다. 하지만 보고서 전체 내용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먼저, 1학년 6반 민원 학부모들의 직업과 관련 두 기관은 보고서에서 "현재 교육당국은 학부모 직업 등 학생의 개인정보를 별도 수집·관리하고 있지 않다"면서 "SNS 등에서 거론되고 있는 학급 내 정치인의 가족 존재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기재했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학생(학부모)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제공받을 수 없었으며, 학부모는 조사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서이초 교장은 지난 7월 20일 발표한 자신 명의의 입장문에서 "SNS에서 거론되고 있는 정치인의 가족은 이 학급에 없음을 확인했다"고 보고서 내용과 온도 차가 있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서울 서이초 입장문 내용의 진위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제한 뒤 "서이초에서는 SNS 등에서 언급되고 있는 유명 정치인의 이름을 학교 관리 기록(학부모 이름 등)과 대조하여 발표한 것으로 확인함(교감 진술)"이라고 덧붙였다. 합동조사단은 학부모 직업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지만, 서이초 교장 등은 학부모 명단 정보 등을 대조해서 특정 정치인의 불개입 사실을 확인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한 교장 명의 입장문의 사전 유출 논란에 대해 합동조사단은 "학교는 입장문 등을 작성하고 교육공동체와 협의하여 발표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서이초는 입장문 발표 48분을 앞둔 지난 7월 20일 오전 10시 40분 "1학년 6반 학부모회(반 대표 등)를 참여시켜 초안 내용을 협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민원 제기 학부모가 입장문 초안 미리 봤는지 여부 등 추가 조사해야
고인이 해당 학급 학부모의 민원 때문에 사망했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서이초가 해당 학급 학부모들과 입장문 초안을 사전 협의한 것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학교에서 학급 학부모회는 임의 모임일 뿐이어서 반 대표 등을 명목상으로만 두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더 그렇다.
또한 이들 학부모와 서이초가 입장문 초안 협의 과정에서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도 이 협의에 참여했는지, 민원 제기 학부모가 입장문을 미리 볼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교장 명의의 입장문을 내면서 사전에 특정 학급 소속 학부모들과 초안 내용을 협의한 것은 현 학교 문화로 볼 때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지난 4일 합동조사 결과 발표에서 '1학년 6반 학부모의 입장문 초안 사전 협의' 사실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은 채 "학부모 대표와 협의했지만 입장문 내용이 바뀌지는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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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사망 교사 민원 학부모·가족 직업, 확인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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