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게 손 모양' 논란이 인 게임 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홍보 영상 중 한 장면.
넥슨
- 이번 넥슨의 '집게손' 사상검증 사태를 일본 업계에서도 알고 있나.
"소셜 미디어와 번역기술의 발달로 일본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일본인과 한국인을 막론하고 (한국의) 악성 유저들의 활동을 속속히 알고 있다. 함께 일했던 작품의 감독이나 작화 스태프들도 이쪽(일본)에서는 있을 수 없는 원청(넥슨)의 대응방식을 지켜보며 피해자(B씨)와 스튜디오 뿌리(하청회사)를 걱정했다."
- 일본에서도 '페미니즘 사상검증'으로 고용불안에 시달리나.
"지금껏 '페미니즘으로 인해 고용에 어려움이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넥슨의 사상검증 사태를 지켜보며) '이래서야 앞으로 일본의 어느 작화팀이 한국게임 지식재산권(IP)의 애니메이션을 수주하고 싶어 하겠냐'며 손사래 치던 반응이 몹시 당연해 씁쓸했다."
- 일본도 악성 유저들의 항의가 있을 것 같은데.
"일본에도 가끔 억지 항의를 하는 악성 소비자들은 존재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게임업계에선) 작품 완성도에 기여하는 크리에이터의 업무환경과 인권을 최우선으로 보호하고 존중하는 정서가 주류다. (넥슨의 집게손 사태처럼) 만약 특정인의 노동권이 공격 받는다면, 기업이 보호 차원에서 소셜미디어 활동을 지양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을지 몰라도 업무에서 제외시키는 부조리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 이번 넥슨의 전수조사 방침은 어떻게 보고 있나.
"작화의 경우, 일본에선 한 작품에 하청회사뿐 아니라 5~6개의 동급 규모의 제작사들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작업한다. 갑을관계가 존재하더라도 협력이 기본이라 합리적으로 약속된 제작방침을 공유한다. 동화 작업(원화와 원화를 연결해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는 일) 또한, '누가 어느 컷의 무슨 셀을 몇장 그렸는지' 다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위탁과 분업의 연속이다. 애초에 (누가 그렸는지) 알아낼 수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이 때문에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는 노동환경 보호를 위해 (악성 유저들의 항의를) 대외적으로 무시해왔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한국) 게임업계, 그리고 넥슨이 애니메이션 제작업계를 경시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일을 이렇게 만들었나 싶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협력노동의 집약이다. 백 번 양보해서 집게손이 들어간 게 문제라면 원화가, 작화감독, 전체 업무를 조율하는 애니메이션 감독에게도 책임을 물어야만 하는 것 아닌가. 애초에 논란의 발생 자체가 말도 안 된다는 뜻이다."
- 넥슨의 전수조사 및 법적대응 방침도 논란이다.
"논란의 사실 여부를 살피기도 전에 발주사(넥슨)는 모든 공격이 하청업체(스튜디오 뿌리)를 향하도록 행동했다. 이를 보고 믿기지 않았다. 이 사건을 알게 된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표적 인플루언서들도 '애니메이션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다. 저도 같은 심정이다."
- 이번 사건이 남일 같지 않을 것 같다.
"한국에서 사상검증을 겪고 일본으로 떠난 사람들 대부분은 (이번 사태를) 지긋지긋하다고 여기거나 바보 같은 일로 치부한다. 다만 남성 이용자가 주류인 게임에서 앞으로도 원화를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된다면 일본이라고 안전할 수 있을까. 걱정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88
공유하기
"집게손? 일본선 고개 내젓는다, 누가 한국게임 수주하겠냐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