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 끝에 보는 햇살같은 반가움

인의협의 의료계 폐업철회 촉구 선언을 지지하며

등록 2000.09.07 20:03수정 2000.09.07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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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의 폐업이 장기화 되면서 이제 온 국민은 불편의 정도를 넘어 생명을 위협받는 고통의 한계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지금 당장은 건강한 사람조차 불안하고 초조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러나 갈수록 사태는 악화되어가고 그나마 응급실과 수술환자를 돌보던 의대 교수님까지 진료현장을 떠난다고 하니 의료정상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작은 바람마저 무너지게 되었습니다.

불을 끄는 소방관들이 파업을 한들 이보다 더 두려울까요? 군대가 파업을 한다고 해도 이보다 더 두렵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 두려움의 원천은 의사선생님들의 투쟁의 칼끝이 불특정 다수에게 향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의료계의 주장에 대한 정당성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하루빨리 인식하길 바랍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그 투쟁의 구호가 아무리 화려하고 아름답게 포장되어 있다고 해도 결국은 허울좋은 구호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지난 9월 6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작지만 큰 선언은 긴 장마 끝에 만난 햇살같은 반가움과 투명함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리고 아직은 희망이 남았음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특히나 의사 사회와 같은 보수적인 집단에서 다수 의사 동료들과 다른 의견과 소신을 밝히기까지 그분들이 겪었을 고뇌와 외로움은 짐작만으로도 힘겹게 다가옵니다.

그분들의 고뇌와 결단의 아픔이 부디 물거품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의료계 내에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의료개혁의 논의가 자리잡는 든든한 밑거름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다시 한번 그분들의 용기있는 '나섬'에 깊은 존경과 경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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