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현명관 상근 부회장오마이뉴스 권우성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회는 5일 "이솝우화의 '양치는 목동의 거짓말'이 아니길 바란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전경련의 결의를 비판했다.
경실련은 "이번 결의를 순수하게 받아들이기 어렵고 그 신뢰성도 약하다"며 "비슷한 결의와 선언이 이미 작년 초에도 있었고, 그 이전에도 있었음을 상기한다면 오히려 최근 재벌들의 비자금 사건이 연이어 터지는 상황을 면피하기 위한 행동에 다름 아니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이어 "이전에 결의한 사항을 제대로 준수했다면 이번과 같은 대형 비자금 사건이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국민들에게 거짓말처럼 비쳐지는 과거와 똑 같은 결의를 다시 하게 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재벌들의 대형 비리사건만 터지면 이러한 선언만을 반복하는 전경련의 태도는 국민적 설득력이 없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경실련은 "이번 결의가 과거와 같은 거짓말이 아니고, 진심 어린 결의임을 신뢰하게 하려면 최소한 몇 가지 구체적인 조치를 동시에 수반해야 한다"면서 3가지 항목을 제시했다.
첫째, 불법정치자금 조성과 기부를 하지 않겠다면 말로만 반복할 것이 아니라, 재계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둘째, 재벌 집단인 전경련이 불법정치자금을 근절하고 정치자금 투명화에 기여하는 조직으로 새롭게 출발하겠다면, 이미 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인사들에 대해서는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셋째, 전경련 이번 결의가 보다 더 신뢰를 주고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최근 증권관련집단소송제도나 공정위의 계좌추적권 등 기업에 대한 내·외부의 견제와 감시 조치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수용해야 할 것이다.
경실련은 마지막으로 "전경련이 불법정치자금의 공급자 입장에서 최근 재벌들의 불법 정치자금 사건에 대한 책임의식을 확고히 하기 바란다"면서 "그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하여 실천할 수 있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전경련이 5일 발표한 '기업의 다짐 8개항' 내용 전문.
1. 기업의 임직원들이 신뢰받는 기업이미지를 확고히 정립하는데 최선을 다한다.
2. 기업 내 부정부패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나 원칙을 마련하고 이를 준수하는데 적극 힘쓴다.
3. 기업의 재산이나 조직, 인력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며 법에 규정된 금액을 초과하는 부당한 정치자금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정경유착, 뇌물제공의 원천을 사전에 차단하는데 진력한다.
4. 엄격한 회계관리와 공정한 기업정보의 제공을 통하여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만전을 기한다.
5. 접대비 사용과 비용 계상에 있어 법과 제도가 요구하는 요건을 충족시키도록 노력한다.
6. 기업의 근로여건을 법적 테두리 내에서 최대한 개선하는데 역점을 두도록 한다.
7. 기업 이해관계자의 경조사 및 선물 등에 관한 세부기준을 명문화해 상부상조제도와 윤리규범의 근본취지를 살리는 효과를 극대화하도록 한다.
8. 기업의 이해관계자인 임직원, 고객, 투자자, 협력회사, 정부 등이 상호협조체제를 구축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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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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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자정결의' VS '양치는 목동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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