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간 수질에 대한 관심이 박사 학위로 열매 맺어

[인터뷰]성남시청 공무원 조덕희씨

등록 2004.01.08 13:32수정 2004.01.0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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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조덕희씨

조덕희씨 ⓒ 이정우

"대학에서 환경보건학을 전공하면서 수질에 대한 관심이 많았으며, 이러한 관심이 직장업무와 연계되어 박사 학위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경기 성남시 상하수도사업소에 근무하는 환경연구사 조덕희(36)씨의 말이다.

조씨가 근무하고 있는 정수과를 찾았을 때 그는 감기 몸살에 걸려 있었다. 논문이 최종 통과되던 지난달 5일 그 전까지의 긴장감이 풀어지면서 감기가 왔다고. 논문이 통과됐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멍한 상태였다고 그 당시를 회고했다.

박사학위 취득까지 주경야독 3년 6개월
너무 피곤해 실험결과 체크 시간 놓치기도


조덕희씨가 오는 2월 한양대학교 대학원 졸업식에서 공학 박사학위를 받을 논문은 <헤드스페이스-SPME 방법에 의한 먹는 물의 소독부산물 분석방법에 관한 연구>다. 논문에서 그는 헤드스페이스-SPME 방법이 수돗물 중의 소독부산물(DBPs) 분석에 시약 사용을 줄이고 독성이 강한 추출용매와 전처리 장치 및 시약을 사용하지 않아 분석이 간편·신속·정밀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논문이 통과되기까지 조씨는 논문 준비기간 2년을 포함해 3년 6개월을 투자했다. 그는 직장과 학교를 병행하다보니 한 가지 일에 몰두하기 쉽지 않아 대학원에 입학한 후 한 학기를 마친 지난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구에 몰두했다.

a 질량분석기를 사용해 유기화학물질을 분석하고 있다.

질량분석기를 사용해 유기화학물질을 분석하고 있다. ⓒ 이정우

"직장을 마치고 곧장 학교로 달려갔습니다. 직장과 학교를 병행하다보니 시간이 여의치 않아 밤새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기기분석시 1시간 단위로 실험 결과를 확인해야 하는데 가끔 너무 피곤해 깜박 잠이 들어 확인 시간을 놓쳐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할 때는 너무나 속상했습니다."

이같은 각고의 노력 끝에 조씨는 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되었다. 직장과 학교를 병행하는데 많이 힘들었지만 부인과 회사 동료들이 많이 배려해 줘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며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각종 아르바이트,
학비 충당 위해 이 악물고 공부해 매학기 장학금 타


조덕희씨가 박사학위를 받기까지는 대학 입학 후 18년의 시간이 걸렸다. 청주고를 졸업한 뒤 지난 1986년 서울보건대학 환경보건과에 입학하면서 수질에 관심을 가졌다. 이에 따라 이듬해 10월 수질환경기사 2급을 취득했으며 그 후 더 깊이 있게 공부하기 위해 지난 1988년 서울산업대학교에 편입했다.


a 수질자동측정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수질자동측정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 이정우

"불우한 환경 탓에 대학 재학 시절 여름마다 자동차 매연 단속 아르바이트를 했으며 1988년에는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올림픽이 개막되기 전 야간에 물청소를 했습니다. 잠실종합운동장을 누구보다 먼저 밟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웃음). 또 학비를 충당하려고 이를 악물고 공부해 매학기 장학금을 거의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같은 노력으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대학을 졸업한 후 그는 1995년 공직에 첫발을 내딛었다. 공직생활을 하면서도 그의 수질에 대한 관심과 학문에 대한 열정은 식을줄 몰랐다. 성남시상하수도사업소 정수과에서 근무하면서 지난 1997년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데 이어 마침내 박사학위을 받게 했다.

오는 2월 박사학위를 받는 조덕희씨는 "시민을 위해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 생산과 공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씨에게는 현재 부인 최신자(38)씨와 딸 유진(7), 아들 용진(4)이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리더>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뉴스리더>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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