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선거 시대', 후보의 철학을 살펴야"

총선보도 모니터 교실 제 3강 ‘방송 보도의 문제점‘

등록 2004.02.25 14:36수정 2004.02.27 18:35
0
원고료로 응원
2004총선에서는 언론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하다. 고효율 저비용의 미디어선거의 중요성이 가시화되고 있는 지금, 기존의 낡은 정치 관행이었던 지역·연고주의, 탈불법 선거, 돈이 판치는 선거문화를 탈피하고 각 정당별 정책대결, 유권자 중심의 선거 등 선거문화개혁에 대한 국민의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또한 미디어 선거, 미디어 민주주의가 안착되기 위해서는 '세상을 보는 또 다른 창' - 미디어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이에 '2004 총선, 공정선거보도를 위한 대구경북시민연대'에서는 제1회 모니터교실을 개최한다. 교육과정을 통해 배출된 수강생들은 이후 총선 시기 지역언론이 선거보도경향을 모니터, 분석함으로써 건강한 지역언론의 중요성을 지역민들에게 알리고, 언론의 제자리 찾기가 지역정치발전에 기여함을 증명할 것이다.

한편 '2004 총선, 공정선거보도를 위한 대구경북시민연대' 기자단에서는 제1회 모니터교실 전 과정을 보도,‘언론을 보는 또 다른 시각‘을 시민들에게 제공하고자 한다...<필자 주>

① 2004총선과 대구경북, 지역언론의 역할 (강사 : 권혁장·참언론대구시민연대 활동위원/2월 16일 월)
② 신문보도의 문제점 (강사 : 변종현 기자·영남일보/2월 17일 화)
③ 방송보도의 문제점 (강사 : 최종수 기자·TBC 대구방송/2월 23일 월)
④ 취재기자들과 간담회 (2월 26일 목)


관련
기사
- "정치혐오 보다 선거참여 유도해야"


선거철마다 불거져 나오는 정경유착 비리는 검은돈과 함께 매년 국민들에게 정치불신과 정치혐오를 심어준 주된 요인이었다. 지난 대선, 천문학적 규모의 대선자금을 쏟아 부은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지 못하면서 ‘돈 계보 조직선거’의 통상적 관례가 깨어지고 있다는 것이 2004 총선을 앞둔 일반적인 견해이지만, 올 총선에서는 ‘이미지 정치, 이미지 싸움’이 예년에 비해 훨씬 더 치열해 질 것 같다.

‘이미지 메이킹 경쟁’. 그 가장 한 가운데, 텔레비전을 통해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방송이 있다.


지난 23일 '2004 총선, 공정선거보도를 위한 대구경북시민연대' 모니터 교실 세 번째 강의는 ‘선거방송과 모니터’를 주제로 TBC 최종수 기자가 담당했다. ‘습지‘를 주제로 다양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는 최 기자는 촬영현장에서 곧 바로 온 터라 다소 지쳐 보였지만, 그 모습이 이번 강의의 생동감을 더해줬다.

"표면적인 정보전달만 하는 뉴스는 문제".."녹화방송의 특성상 왜곡될 소지도 많아"


a ‘이미지 메이킹 경쟁’. 그 가장 한가운데, 텔레비전을 통해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방송이 있다

‘이미지 메이킹 경쟁’. 그 가장 한가운데, 텔레비전을 통해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방송이 있다 ⓒ 김혜진

“선거방송의 가장 대표적인 것은 뉴스다”고 운을 뗀 최종수 기자는 “양적, 시청률, 영향력에 있어 뉴스의 파급효과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스 리포트의 시간이 1분20초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정보성이 표피적이고 표면적인 한계를 갖는다“고 지적했다. A, B, C 세 후보가 경쟁하는 경우 한 후보에 20초 가량으로 공평하게 분배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

특별한 경우가 아닌 대부분의 경우, 녹화방송으로 보여지는 뉴스는 화면과 표현 편집을 비롯한 각색과 윤색과정을 거치게 된다. 최 기자는 “지지자들 속에 둘러싸인 A후보와 지지자 없이 썰렁한 B후보의 모습이 수치적으로 같은 20초동안 보여진다 하더라도 그것이 공평하다 할 수는 없을 것이다”며 뉴스방송 편집과정에서 수정과 조작이 어느 정도 가능함을 털어놨다.

“수치적 공평함보다는 이러한 내용적 차이점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한 그는 “20초라는 양적 수치에 매달려 방송모니터를 하기보다는 하루 또는 주간단위의 넓은 범위를 두고 모니터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넓은 시각으로 꾸준히 모니터를 한다면 “질적 편파보도는 물론 방송사의 언론보도 경향까지도 꿰뚫을 수 있을 것이다”고 귀띔했다.

"후보자 TV토론, 중요성에 비해 기획 시스템은 아직 부족"

a 'TV토론', 방송내용과 함께, 토론회 기획시스템도 함께 모니터해야 한다"고 강조한 최종수 기자

'TV토론', 방송내용과 함께, 토론회 기획시스템도 함께 모니터해야 한다"고 강조한 최종수 기자 ⓒ 김혜진

후보자 TV 토론’을 선거방송 유형 두 번째로 꼽은 최종수 기자는 후보자들의 법적 선거운동이자 유권자에게는 후보자들의 자질을 검증할 좋은 기회가 되는 TV토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편집할 수 없는 생방송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방송사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다소 줄어든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 그는 TV토론이 후보의 자질과 경력, 정책과 공약 등 전체적 검증이 가능한 이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전 정보 및 취재 검증 시스템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뉴스보다 다소 객관성이 보장되지만 패널섭외에서부터 후보자에 대한 질문 선택(질문의 편향성, 난이도 등), 후보자 검증자료 채택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편파보도의 위험성은 내재하고 있다는 것.

최종수 기자는 “질문이 부정형인지 긍정형인지에 따른 사소한 차이만으로도 파급되는 효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며 “지역 사안이 비중있게 다루어지는 총선의 경우 왜곡보도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우려했다.

최 기자는 “TV토론에 앞서 방송사가 어떤 패널을 섭외했고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어떻게 거쳤으며 구체적 정보와 자료로 무엇을 제시하고 있는지 방송 과정에 대한 꼼꼼한 요구가 필요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기자는 “이번 2004 총선에서는, 이미 방송된 결과물만을 점검하는 수동적 모니터보다는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과정까지 살피는 능동적인 모니터가 필요할 것이라”며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모니터 활동을 요구했다.

"‘선거기획 보도' 전혀 없는 현실"..."언론사의 '직무유기'"

“현재 방송사에서 준비하는 선거기획 방송보도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

최종수 기자는 선거방송 유형의 마지막으로 ‘특별 기획, 제작 방송’을 뽑았다.

a "인물에 대한 인간됨이나 철학이 유권자 선택의 기준이 된다면 2004 총선이 분명 의미있는 선거"임을 강조한 최기자

"인물에 대한 인간됨이나 철학이 유권자 선택의 기준이 된다면 2004 총선이 분명 의미있는 선거"임을 강조한 최기자 ⓒ 김혜진

그는 “기사를 쓰는 신문사는 선거관련 보도를 자주 기획할 수 있지만 방송사에서는 한가지 사안을 한 화면에 담기 어렵고 화면에 담기 위해선 범위가 광범위해지는 한계 때문에 취재하기가 어렵다”며 현실적 어려움을 털어놨다.

더구나 지역방송사의 경우는 취재력과 제작환경의 어려움 때문에 서울보다 여건이 더욱 열악하다는 것.

그러나 최 기자는 “어려움을 가진다 하더라도 언론사가 해야 할 일을 모른 척 하는 것은 분명한 직무유기다”며 “민감하고 예민한 선거관련 기획 방송인만큼 책임지기 싫은 일을 만들려 하지 않는 방송사들의 소극적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후보자를 검증하고 후보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와 자료를 제시하는 것, 공정하고 올바른 보도로 국민들의 정치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언론사의 의무이지만 그것을 요구하고 감시하는 것도 국민들의 역할일 것이다"며 방송사, 언론사에 대한 비판과 끊임없는 개선 요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 선거 시대, 중요한 것은 후보자의 인간됨과 철학"

‘미디어 선거’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선거판에서 막강한 위력을 자랑하는 방송. 경쟁과 대결이 치열해지는 만큼 잇따를 왜곡보도와 편파보도의 판단은 이제 유권자의 몫으로 남았다.

교묘히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표현이나 은근슬쩍 밀어주기식 보도, 근거없는 여론조사의 부풀림 기사에서부터 밝고 어두움의 사소한 화면상의 차이까지, 보여지는 이미지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는 여전히 경계하고 가려내야 할 공정선거의 복병으로 남아있지만 “변하지 않는 인물에 대한 인간됨이나 철학이 유권자 선택의 기준이 된다면 2004 총선이 분명 의미있는 선거가 될 것이다”는 최 기자의 한 마디는 우리 유권자 모두에게 분명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덧붙이는 글 | <2004 총선, 공정선거보도를 위한 대구경북시민연대 기자단 공동취재>

'2004 총선, 공정선거보도를 위한 대구경북시민연대'는 대구경북기자협회, 대구경북언론노조협의회, 참언론대구시민연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역의 언론 현업인과 언론개혁운동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연대 2004총선에서 미디어선거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자 지난 2월 10일 발족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습니다.

기간 참언론대구시민연대 기자단은 4월 15일 총선까지 '2004 총선, 공정선거보도를 위한 대구경북시민연대 기자단'으로 활동할 예정입니다. 

자세한 문의 : 053-423-4315/http://www.chammal.org

덧붙이는 글 <2004 총선, 공정선거보도를 위한 대구경북시민연대 기자단 공동취재>

'2004 총선, 공정선거보도를 위한 대구경북시민연대'는 대구경북기자협회, 대구경북언론노조협의회, 참언론대구시민연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역의 언론 현업인과 언론개혁운동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연대 2004총선에서 미디어선거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자 지난 2월 10일 발족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습니다.

기간 참언론대구시민연대 기자단은 4월 15일 총선까지 '2004 총선, 공정선거보도를 위한 대구경북시민연대 기자단'으로 활동할 예정입니다. 

자세한 문의 : 053-423-4315/http://www.chammal.org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2. 2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3. 3 '명품백 불기소'에 '조국 딸 장학금' 끌어온 검찰 '명품백 불기소'에 '조국 딸 장학금' 끌어온 검찰
  4. 4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5. 5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