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츠메이칸 APU 3학년 박경신씨장원재
- 언제 가족이 일본에 왔나.
"일제시대에 증조할아버님이 증조할머님, 큰할아버지와 함께 일본에 왔다고 들었어요. 와서 일본 이름으로 바꾸고 떠돌다가 지금의 기타규슈시 고쿠라 근처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저도 그곳에서 태어났죠."
- 일본에 정착하기까지 고생이 많았을텐데.
"할아버지는 자석으로 고철을 모아 팔며 하루하루 살았다고 하시더군요. 그러다 명태알을 만드는 공장을 세웠습니다.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자 그 자금으로 파칭코를 세워 성공했죠(재일조선인들 파칭코 사업을 하는 이들이 많다)."
- 그럼 몇세대인가.
"4세대입니다. 어머니 쪽으로는 3세대고요."
- 국적은.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학에 와서 바꿨어요."
- 국적에 대한 생각은.
"(잠깐 생각하다) 전 국적은 도구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국적이 한 사람의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 것도, 존재를 결정하는 것도 아니죠. 그건 자기 자신이 판단하는 거죠. 그리고 조선 국적을 가지고 일본에서 사업을 하거나 활동을 하려면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칠 수 밖에 없어요."
- 국적을 바꾸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지 않나.
"조선적에 대한 차별은 편견이나 선입견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여러 매체들에서 자이니치는 이렇다, 저렇다고 말하는 것을 일본인들이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거죠. 그걸 다시 되짚어보고 자기만의 시야를 갖도록 도와주는 것, 이것이 저희 서클 ‘코코코리아’에서 하고 있는 활동입니다.
- NPO ‘코코코리아’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면.
"일본은 이미 다민족 사회고 빠르게 변화하는데 일본 고등학교에서는 그런 것을 배우지 못합니다. 지금까지의 선입견과 편견을 다시 생각해보고 나름의 기준으로 걸러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고등학생들을 도와주는 것이 ‘코코코리아’의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서 심포지움, 한국어 교실, ‘코코코리아 학습’ 등의 활동을 하고 있어요. (잠깐 생각하다) 저는 결국 자이니치에 대한 차별도 다양성을 존중하지 못하는 일본 문화에서 생기는 한 문제라고 봅니다. 그리고 저희는 그 근본적인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 친구들은 이름을 어떻게 부르나.
"한국 친구들이나 자이니치들은 ‘경신’이라고 부릅니다. 일본 친구들은 ‘신’이라고 부르지요. 물론 일본 이름도 있습니다. ‘야마시타’가 제 성이고 이름은 ‘경신’을 일본식으로 읽기도 하죠. 하지만 그게 큰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자기가 쓰고 싶은 이름을 자유롭게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 초등학교부터 계속 민족학교를 다녔나.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계속 민족학교를 다녔습니다. 할아버지는 별 말씀이 없으셨지만, 큰 할아버지가 조총련 쪽에서는 꽤 유명하신 분이었어요. 집안의 어른이라 그 분 뜻을 따라야만 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