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사진을 찍으면 영혼이 사라진다며 기피하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를 듣고 웃어 넘기지만 과연 그럴까. 얼굴은 얼이 굴러다니는 곳이기에 얼굴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사람 얼굴을 찍으면 그 사람의 얼과 정신이 드러나는 것이고 영혼이 사라지지는 않더라도 얼핏 보이지는 않을까. 큰사진보기 ▲배우 이주화배우근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하다 보니 영화나 텔레비전으로만 보던 연예인을 직접 마주하고 사진을 찍는 즐거움이 있다. 연기자는 자신의 배역이나 맡은 역할에 따라 화장을 하고 의상을 준비해 신문사를 찾는다. 또 외모뿐만 아니라 마음의 분장도 하고 사진 인터뷰에 임한다. 큰사진보기 ▲배우근 그래서일까. 연기자를 막상 대하게 되면 사람의 본질적인 향기보다는 인공으로 만든 냄새가 강하다. 또 공인이다 보니 개방적이기보다는 조금은 자신을 가리고 있는 장벽이 느껴진다. 연기자의 짙은 분장처럼 그 벽은 성곽처럼 두텁고 틈이 없다. 큰사진보기 ▲배우근 기자와 연기자, 서로 몸은 가깝지만 마음은 멀고 아득하기만 하다. 그래서 나는 무턱대고 셔터를 누르기 전에 대화를 나누며 마음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노력한다. 대화는 일상적인 내용이나 맡은 역할에 한정된다. 하지만 상대방의 목소리를 확인하는 평범한 대화는 시나브로 상대방과 내적인 공통점을 찾아간다. 그러면서 연기자의 마음에 둘러쳐진 벽은 조금씩 낮아진다. 큰사진보기 ▲배우근 어색한 장막이 걷힐수록 연기자는 카메라 앞에서 편하게 자신을 표현한다. 카메라 셔터가 꾹꾹 눌리는 횟수가 늘수록 연기자는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날갯짓을 시작한다. 큰사진보기 ▲배우근 어느새 두 사람 사이에는 입을 통한 대화가 사라졌다. 카메라 속으로 연기자가 빨려 들어옴을 느낀다. 기자는 카메라로, 배우는 손짓과 몸짓으로 대화를 나눈다. 카메라도 말이 없고 배우도 말이 없지만 서로 밀고 당기며 탐닉한다. 배우는 한껏 갓 물오른 표정을 짓고 우아하게 허리를 꺾는다. 그리고 카메라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담는다. 말이 없는 대거리가 계속해서 이어진다. 큰사진보기 ▲배우근 자신의 배역을 충실히 표현하던 연기자는 연달아 터지는 조명의 리듬을 타며 조금씩 자신의 본 모습에 가까운 표정과 몸짓을 보였다. 예쁘게 꾸미던 모습에서 벗어나 본능적인 자아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카메라는 겉멋에 이어 속멋이 드러나는 그 순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연기자는 맡은 배역에 가까워지기 위해 카메라 앞에서 애쓰지만 기본 토양은 배우이기 앞서 사람이기 때문이다. 연기자가 어떤 배역을 맡든 간에 소화하고 표현하는 주체는 배우 자신이다. 큰사진보기 ▲배우근 영화나 텔레비전에 나오는 가공의 인물은 배우의 토양에 기반을 둔다. 그곳에 뿌려진 씨앗에 따라 역할에 맡는 다양한 꽃이 피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카메라는 감춰져 있던 배우의 토양이 드러나는 순간을 옹골지게 기록한다. 다양한 그림을 그리고 지우는 하얀 본바탕이 드러나자 배우는 각양각색의 모습을 부챗살처럼 펼쳐 보이기 시작했다. 순간적으로 담기는 사진 하나에도 원형질의 배우가 강렬하게 뿜어내는 몸짓과 눈짓이 고스란히 담겼다. 큰사진보기 ▲배우근 대부분 배우는 연기하는 것보다 사진 찍는 것이 더 어렵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사진기 앞에서는 대사 없는 연기에 몰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흥미진진하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수많은 시청자와 관객을 감동시키던 배우는 사진기 앞에서 자신을 불태우며 화려한 무언극을 완성해 나갔다. 큰사진보기 ▲배우근 취재가 끝난 후 컴퓨터에 저장된 사진을 살펴보니 그 속에는 한 사람의 다양함이 무지개처럼 그려져 있었다.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찰나에도 많은 표정과 마음이 남아 있었다. 그 사진들은 조명과 렌즈의 각도에 따라 다양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사람이 지닌 색과 향기가 그만큼 다채로운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큰사진보기 ▲배우근 사진은 순간을 영원으로 만드는 세련된 도구다. 마음의 거울과 달리 잘 닦인 사진기의 렌즈는 선명하게 배우 이주화의 스펙트럼을 담았다. 살아 숨 쉬는 배우가 지닌 뜨거운 생명의 아우라를 사진은 영원으로 기억한다. 자신의 얼을 아낌없이 보여준 배우 이주화씨에게 감사함을 보낸다 덧붙이는 글 | 홈페이지 www.seventh-haven.com 덧붙이는 글 홈페이지 www.seventh-haven.com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추천4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배우근 (icecap) 내방 구독하기 이 기자의 최신기사 [사진]깊어가는 가을 하늘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김영선 좀 해줘라"...윤 대통령 공천 개입 정황 육성 확인 국회 증인으로 나온 박상학 "이거 뭐 최고인민회의야?" 악취 뻘밭으로 변한 국가 명승지, 공주시가 망쳐놨다 AD AD AD 인기기사 1 땅 파보니 20여년 전 묻은 돼지들이... 주민들 경악 2 재취업 유리하다는 자격증, 제가 도전해 따봤습니다 3 윤 대통령 10%대 추락...여당 지지자들, 손 놨다 4 '기밀수사'에 썼다더니... 한심한 검찰 5 보수 언론인도 우려한 윤석열 정부의 '위험한 도박'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사진 속에 담긴 배우의 아우라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땅 파보니 20여년 전 묻은 돼지들이... 주민들 경악 재취업 유리하다는 자격증, 제가 도전해 따봤습니다 윤 대통령 10%대 추락...여당 지지자들, 손 놨다 '기밀수사'에 썼다더니... 한심한 검찰 보수 언론인도 우려한 윤석열 정부의 '위험한 도박' 세종대왕 초상화 그린 화가의 충격적 과거 3시간 산 오른 고1 아이, 예상치 못했던 그의 소감 윤 대통령 중도하차 "찬성" 58.3%-"반대" 31.1% 47대 미국 대통령 당선자 시나리오 총정리 '김건희 공방'에 묻힌 동생의 호소 "나라가 형을 두 번 죽였다"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