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사회 참여, 업그레이드된다

흥사단교육운동본부 등, 대선 앞두고 정책제안 프로그램 추진

등록 2007.03.19 11:40수정 2007.03.19 11:40
0
원고료로 응원
a 만 18세 선거권 쟁취 모임 '낮추자'가 2002년 12월 19일 오후 서울 명동에서 청소년 모의투표를 진행했다. 이날 총 689명의 청소년이 투표권을 행사했다.

만 18세 선거권 쟁취 모임 '낮추자'가 2002년 12월 19일 오후 서울 명동에서 청소년 모의투표를 진행했다. 이날 총 689명의 청소년이 투표권을 행사했다. ⓒ 오마이뉴스 김지은

16대 대통령 선거일이던 2002년 12월 19일. 서울 명동거리에선 그들만의 투표가 진행되고 있었다. 선거권이 없던 청소년들이 스스로 기획한 모의선거였다.

투표는 600여 명의 청소년들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그 전부터 계속되어온 두발자유운동, 18세 선거권 운동 등 사회참여에 대한 열정은 겨울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을 명동거리로 이끌었다.

2004년 5월, 한국청소년개발원이 주최한 '청소년이 행복한 나라 만들기 프로젝트'에서 청소년으로만 구성된 기획팀이 각 당의 국회의원들을 초청해 직접 17대 국회에 청소년 관련 정책을 제시했다. 이 행사를 통해 국회의원들은 청소년들이 어떤 정책을 원하는지 직접 그 목소리를 들었고, 그 목소리는 실질적으로 정책에 반영될 기회를 얻었다.

당시 기획팀으로 프로젝트 기획에 참여했던 김태우(한국청소년진흥센터 인증관리팀·29)씨는 "일회성으로 끝나는 이벤트 차원에 그친 기존 청소년 행사를 넘어서, 2004년 5월 행사는 정책 수요자인 청소년들이 직접 기존 정책을 분석하고 구상한 후 제시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만 19세 선거권이 실현되고 처음으로 투표에 참여하게 된 지난 5·31지방선거에서도 청소년들의 사회참여 열기는 뜨거웠다. 흥사단, YMCA, 대한민국청소년의회,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 등 청소년단체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결성한 '5·31지방선거 참여를 위한 청소년운동본부'는 2006년 5월 27일 기자회견 및 캠페인을 통해 정당방문 정책제안 결과 보고, 19세 1만명 투표선언운동 결과 보고, 청소년 정치참여제안 퍼포먼스 등을 선보였다.

a 5·31지방선거 참여를 위한 청소년운동본부.

5·31지방선거 참여를 위한 청소년운동본부. ⓒ 청소년의회

2007년 12월, 다시 대선이 치러진다. 선거연령은 19세로 낮아졌지만, 청소년들은 다시 명동에 모의투표를 하러 나갈까?

2007년 대선에서 청소년들이 스스로 정책제안을 통한 참여를 준비하는 곳이 있다. 청소년들이 원하는 정책이 대선에 올바르게 전달되게 하기 위해 올해 3월부터 흥사단교육운동본부에서는 '청소년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참여 한마당-청소년 인권포럼'을 주최한다. 그리고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청협)에서도 '제17대 대선공약 청소년분야 과제개발 특별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특히 흥사단교육운동본부의 청소년 인권포럼팀에서는 청소년들이 주축이 되는 청소년기획단을 모집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하는 인권포럼을 만들어, 단지 어른들이 주최하는 활동에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러한 활동은 청소년의 정책참여가 더욱 직접적이며 체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렇듯 청소년의 사회활동은 갈수록 직접참여, 정책참여의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청소년 스스로 내는 목소리가 모일 때 영향력을 더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청소년들도 스스로 의견을 자신 있게 낼 수 있고,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다는 인식을 지녀야 한다.


이러한 정책제안 활동이 청소년 인권이 진작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청소년의 손으로 청소년 인권포럼 만들겠다"
[인터뷰] 권혜진 흥사단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

▲ 권혜진 흥사단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
ⓒThe HAEORUM 김택우
권혜진 흥사단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을 만나 '청소년 인권포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청소년인권포럼을 간략히 소개해 달라.
"올 하반기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여러 부문과 단위에서 다양한 정책과제를 제안하는 활동을 하게 될 텐데 청소년 부분은 매우 척박하다. 청소년인권포럼은 청소년 스스로 청소년의 시각에서 정책을 고민하는 자리이며 향후 청소년단체들을 묶어 대선 후보자들에게 정책제안활동을 하게 될 것이다."

- 청소년 인권포럼을 추진하게 된 이유는?
"성인들 시각에서 청소년정책을 보면, 청소년문제를 삶의 현장의 구체적인 문제로 바라볼 수 없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청소년단체의 연대를 통해 정책제안을 추진한 바 있지만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데에서 반성할 부분이 있었다. 결국 청소년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정책제안활동이 있어야 생명력과 진정성이 생길 수 있기에 청소년 인권포럼 운동을 추진하게 됐다."

- 청소년 인권포럼의 기대 효과는.
"지금까지 청소년정책은 청소년의 삶의 질을 변화시키는 내용보다 청소년단체와 청소년지도자의 처우개선을 중심으로 입안되고 논의되어왔다. 이 운동을 통해 청소년을 위한 운동이 무엇인지 일깨우고 싶다. 또한 학교현장의 학생인권문제 뿐만 아니라 사회 각 영역에서 소외되어온 청소년들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추진 일정은.
"3월엔 35명 내외의 청소년기획단을 선발할 예정이다. 기획단에서는 4월에 청소녕 인권포럼을 통해 정책개발활동을 진행하고 8월쯤부터 뜻을 함께하는 청소년단체들을 모아 '2007대선 청소년 운동본부(가)'를 구성하여 대선후보들에게 청소년정책을 제안할 예정이다. 여기서는 선거 참여 연령 인하 문제와 학생인권법 시행, 소외 청소년의 복지, 건강권 등의 문제를 심도 있게 제안할 방침이다." / 김재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2. 2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3. 3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4. 4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5. 5 쿠데타 막다 옥살이, 63년 만에 무죄 받아든 아들의 한탄 쿠데타 막다 옥살이, 63년 만에 무죄 받아든 아들의 한탄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