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2008 세계시민기자포럼에서 김진석 나우콤 아프리카사업부장이 '촛불집회와 인터넷방송 Afreeca'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남소연
누리꾼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끈 촛불집회 현장 생중계의 인기 비결은 '컴퓨터의 게임전략'이 방송에 적용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 "인터넷에 대한 접근을 기성 미디어의 관점에서 보는 방식은 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오마이뉴스> 주최로 27일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누리꿈스퀘어빌딩 국제회의실에서 '촛불2008과 미디어리더십'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4회 세계시민기자포럼에서 영상 발제를 한 진중권 겸임교수(중앙대 독문과)는 "'칼라TV'가 이번 촛불집회 보도에서 특별한 인기를 끌었던 원인이 중계방식에 무의식적으로 '컴퓨터의 게임 전략'이 적용되었기 때문"이라면서 시청자들과 객관적 거리를 유지하는 기존의 방송과는 다른 대안적 현장 생중계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촛불집회 내내 '칼라TV' 중계 사회자로 활약했던 진 교수는 "생중계에서 진행자는 슈퍼마리오와 같은 게임의 캐릭터처럼 친근감을 주는 만화적 이미지로 받아들여지며 이는 연출되지 않은 핸드 핼드 카메라 화면의 촉각성과 함께 방송의 몰입도를 높여 시청자를 참여자로 변화시켰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시청자들은 더 이상 복제 이미지를 수신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이미지의 원본인 현실에 대한 개입을 원하며 그에 따라 방송이 게임 속 상황을 제어하는 컨트롤 패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 것"이라 분석했다. 가령 '특정인과 논쟁을 하라'거나, '어디로 가라'거나, '시비가 붙었으니 가서 말려 달라'는 취재 지시가 "채팅창이나 포털 사이트의 게시판을 통해 네티즌들이 촬영 팀에게 바로 내려지고, 이것이 즉각 실행된다"는 것이다.
진 교수는 "진행자이자 시위 참가자, 중재자의 역할을 동시에 한" 자신의 사례를 들어 "진행자가 하나의 캐릭터가 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그는 "리포터가 현실에 개입하는 것은 전통적 보도의 원칙을 깨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리포터가 동시에 참가자가 되면 심리적 동화가 일어나 현실에 대한 비판적 거리를 잃어버릴 수 있다"면서 "가끔 부정확한 보도, 편파적 판단을 낳을 수 있다"고도 했다.
이종호 <오마이TV> 방송팀장은 "생중계가 큰 사랑을 받게 된 이유는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청자 또한 "독자들의 지적 수준과 전문성이 기자들에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본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빨리 직접적으로 보고 판단하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생중계를 본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독자들이 직접 판단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을 보여 주려고 한다"면서 다른 생중계와 차별되는 <오마이TV>의 특징으로 '불친절'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이 팀장은 "생중계의 큰 어려움은 네트워크 비용"이라며 "자발적 시청료로 1억5천만원을 내주셔서 큰 힘이 됐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인터넷은 더 이상 도구가 아니라 실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