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3호선 매봉역 4번 출구를 나와서 깨끗하게 포장된 도로를 따라 걷다가 왼쪽으로 난 길로 꺾어져 들어간다. 5분 정도 걸어서 대치초등학교를 지나면 양재천으로 가는 길목이 나온다. 도심 속에 위치하는 양재천을 둘러싼 자연의 풍경은 일상에 지친 시민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듯하다. 양재천을 거니는 연인들과 가족들의 얼굴은 평화롭고 행복해 보인다. 하지만 그 양재천에 놓인 징검다리 하나를 건너면 지금까지 보아온 것과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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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이동 266번지로 들어가는 입구 징검다리 하나를 건너 계단을 오르면 완전히 다른 세계다. 강남 한복판에서 계단 하나를 두고 너무나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다.
ⓒ 박소현
▲ 포이동 266번지로 들어가는 입구 징검다리 하나를 건너 계단을 오르면 완전히 다른 세계다. 강남 한복판에서 계단 하나를 두고 너무나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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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이동 266번지의 풍경 들어서자마자 주민들의 투쟁 의지를 담은 현수막이 눈에 들어온다. 저 편으로 보이는 깃발이 휘날리는 건물은 마을 회관. ⓒ 박소현
▲ 포이동 266번지의 풍경 들어서자마자 주민들의 투쟁 의지를 담은 현수막이 눈에 들어온다. 저 편으로 보이는 깃발이 휘날리는 건물은 마을 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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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하던가. 하지만 직접 방문한 포이동 266번지는 인터넷이나 언론을 통해서 보던 것과도 다른 느낌이었다. 흔들리는 깃발 아래에 붉은 배경을 바탕으로 한 포스터는 여러 번 보았던 익숙한 그림이다. 그 그림을 보자 비로소 내가 포이동에 와 있구나, 하는 실감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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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이동 266번지 주민등록 등재를 희망하는 그림 환하게 웃는 아이의 얼굴 그림이 포이동의 분위기를 한결 더 따스하게 느껴지게끔 만든다. ⓒ 박소현
▲ 포이동 266번지 주민등록 등재를 희망하는 그림 환하게 웃는 아이의 얼굴 그림이 포이동의 분위기를 한결 더 따스하게 느껴지게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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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좁은 골목길을 따라 '포이동인연맺기학교' 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학생들과의 인터뷰를 위해 마을 회관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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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이동 266번지 마을회관 마을 회관 벽에는 온통 꽃 그림이 그려져 있다. 포이동의 구조물들 벽 부근에는 예쁜 그림들이 가득하다. 따뜻한 그림들이 이곳을 한결 밝혀주는 듯하다.
ⓒ 박소현
▲ 포이동 266번지 마을회관 마을 회관 벽에는 온통 꽃 그림이 그려져 있다. 포이동의 구조물들 벽 부근에는 예쁜 그림들이 가득하다. 따뜻한 그림들이 이곳을 한결 밝혀주는 듯하다.
ⓒ 박소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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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활동을 하는 친구는 마을회관 2층 옥상을 먼저 보여주겠다고 했다. 계단을 따라 오르면서도 벌써 내 눈에는 타워팰리스 건물이 들어왔다. "저 건물 때문이야?" 라고 묻자 친구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서 잡지사 같은 데에서 사진을 찍어갈 때에도 항상 여기서 찍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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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이 솟은 타워팰리스와 판자지붕들 사람들은 얼마 안 되는 거리에서 이렇게 다른 모습을 하고 살아가고 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포이동 266번지의 풍경. ⓒ 박소현
▲ 높이 솟은 타워팰리스와 판자지붕들 사람들은 얼마 안 되는 거리에서 이렇게 다른 모습을 하고 살아가고 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포이동 266번지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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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를 하러 가기 전에 이미 기존의 기사와 자료들을 통해서 포이동 266번지에서 타워팰리스가 잘 보인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 광경을 마주하게 되자 정말 형용할 수 없는 온갖 감정과 생각들이 솟아났다.
생각 이상으로, 포이동은 많은 것들이 혼재하는 공간이었다. 이곳은 소위 '달동네'의 풍경을 담고 있으나 복잡하고 화려한 서울 강남의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다. 또 처음 들어설 때에는 어쩐지 음침한 느낌을 풍기지만 둘러보다 보면 따스하고 푸근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지극히 양면적이고 복합적인 이 동네에서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며 자라나고 있을지, 그 아이들과 소통하는 대학생 교사들은 어떠한 마음가짐을 하고 이곳에 오고 있을지 궁금했다.
인터뷰를 위해 나는 옥상에서 마을회관 안쪽으로 들어섰다.
(다음 기사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2009.05.28 20:28 | ⓒ 2009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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