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개값이 된 임신우 태아 값

구제역 보상지침에 문제있다... 현실에 맞는 보상가 책정해야

등록 2011.06.21 16:41수정 2011.06.21 16:41
0
원고료로 응원
구제역 살처분 보상금이 최종적으로 산출되었으니 도장을 갖고 오라고 안성시청에서 전화가 왔다. 나는 반가움 보다는 임신 개월 수에 따른 임신우 보상가격 변동이 있었는지부터 물었다. 그러나 정부로 부터 내려온 보상지침은 그대로라는 답변이었다.

구제역으로 소를 묻고 마음고생 안한 사람이 어디 있을까 만은 지금 이 땅에서 소를 키우는 사람치고 마음 편한 사람이 없다는 것쯤은 나도 알고 있다. 소 값이 폭락하고 사료 값이 치솟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변에서는 차라리 구제역으로 매몰 처분한 농가들이 낫다는 말도 하는 실정이다. 아무리 돈이 주인인 세상이라지만 그러나 실상이 그렇다 쳐도 그것은 구제역보상금이 정부가 약속한 지침대로 이행되었을 때나 맞는 말이다.

내가 매몰 처분할 당시 임신우는 한우 30마리 였다. 임신 3개월에서 7개월령으로 봄부터 출산이 계획된 인공수정우들이었다. 임신우들은 임신 개월 수에 따른 보상이 당연시 되었다. 그런데 이번 구제역 보상에서는 이 지침이 변경된 것이다. 원래 보상기준은 임신 1개월에 10만원 이었는데 새끼를 낳은 적이 있는 경산우와 미경산우를 구분하고 1개월에 10만원보다 낮은 금액에 임신된 송아지 태아 값을 보상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임신 7개월 경산우는 23만원 가량이고 미경산우는 28만원 가량이다. 임신 3개월 된 경산우는 10만원 인 것이다. 한 마디로 개 값인 것이다. 이에 억울함을 농가들이 호소하지만 감사원과 농림수산식품부에서 확률적으로 계산된 합의된 결과라며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개복을 했거나 수의사의 임신진단서는 예외로 100% 지급키로 결정됐다며 이번 구제역은 광범위한 지역에서 발생하고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었다.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하면 법에 호소하거나 집단행동을 하게 되어있다. 그런데 매몰 처분한 한우 농가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주위의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어쨌든 보상금이 지금의 시세와 비슷하거나 조금은 낫기 때문이다..

농가에서는 수정이 됐는지 안 됐는지 유심히 관찰하고 의심이 되는 소들은 수정사가 감정하는 게 일반적인 현실이다. 100% 지급해 달라는 주장은 하지 않겠다. 하지만 현실에 맞는 약속된 보상가를 책정하는 것은 구제역으로 소를 묻고 돼지를 묻은 농민들을 두 번 죽이지 말라는 뜻이다.

호화로운 도시의 그늘에서 돈 몇 푼에 헐떡이는 가난한 도시민이 한둘 일까만은 그들이 알고 보면 농촌에서는 도저히 살 수 없어 떠난 농민의 자식들인 것을 인정한다면 땀 흘려 살고자하는 농민들의 마음에 난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그 같은 행위는 정부에 대한 권력기관에 대한 농심의 좌절감과 분노를 키우는 일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자치안성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자치안성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구제역보상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고장난 우산 버리는 방법 아시나요?
  2. 2 마을회관에 나타난 뱀, 그때 들어온 집배원이 한 의외의 대처
  3. 3 삼성 유튜브에 올라온 화제의 영상... 한국은 큰일 났다
  4. 4 세계에서 벌어지는 기현상들... 서울도 예외 아니다
  5. 5 "청산가리 6200배 독극물""한화진 환경부장관은 확신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