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5일 서울 종로 1가 무역보험공사 앞에서 신아에스비지회 조합원이 무역보험공사에 워크아웃 연장과 선수급환급보증 발행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금속노동자
함께 상경투쟁에 나선 박재한 지회 복지부장은 "조선 경기가 불황이라 이 회사를 떠나 안정적인 다른 직장을 구하기도 쉽지 않은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회사에 미래가 없다고 판단한 조합원들은 이미 회사를 떠나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1천 명이 넘던 조합원 수는 현재 650여 명 수준으로 줄었다.
2008년부터 수주량 제로. 건조 중인 선박도 현재 두 척밖에 안 남은 상태. 한 때 국내 8위, 세계 21위에다 정부로부터 금탑산업훈장을 받을 정도로 경쟁력이 있었던 통영 신아에스비(옛 SLS조선)의 초라한 현주소다.
세계 21위였던 신아에스비의 몰락 정경국 신아에스비지회 부지회장은 비극의 시작이 SLS그룹이 2005년 당시 신아조선을 인수하면서 부터라고 말한다.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신아조선을 헐값에 사들인 후 뒷구멍으로 1조2천억 원을 빼돌렸어요. 창원지검이 2009년 이 회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 기소하자 창원지법이 징역 3년을 선고했죠. 이 과정에서 회사는 워크아웃에 들어갔습니다. 자금줄도 막히고 수주한 선박의 70%가 계약 취소를 당하기도 했어요."
회사가 힘들어진 데는 조선 경기불황의 영향도 있지만, 핵심은 SLS 시절 비리 경영 때문이라는 게 정 부지회장의 설명이다.
결국 이 회장은 경영권을 박탈당했다. 현재 신아에스비의 대주주는 지분 65%가량을 가지고 있는 한국무역보험공사다. 지회의 당면 투쟁 대상은 이제 채권단인 한국무역보험공사가 됐다. 이들이 상경투쟁에 나선 이유도 한국무역보험공사에 선수급환급보증(RG : Refund Guarantee) 발행과 워크아웃기간 연장을 촉구하기 위함이다.
선박이라는 큰 생산품을 만들어 파는 조선산업 특성상 조선업체는 선주로부터 선박제작대금의 50~70%를 선수금으로 받아야 생산에 들어갈 수 있다. RG는 조선업체가 선박을 제 시기에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했을 경우,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금융회사가 대신 물어주는 지급 보증이다. 따라서 금융회사가 RG를 발행해 주지 않으면 수주 자체가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