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강제철거 위기에 놓인 두물머리 유기농단지를 방문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농업이 생명이다' 문구를 적어놓은 천을 들고 있다.
서동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권 경선 후보가 9일 오전 10시 강제철거 위기에 놓인 두물머리 유기농단지를 진선미, 남윤인순 의원 등과 함께 방문했다.
문재인 후보를 두물머리 미사터에서 맞이한 유영훈 팔당공대위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 직접 이곳을 방문해 함께 상추 뜯으며 농민들에게 유기농업 잘 한다고 격려해주었는데 4대강 사업이후 단 한 번도 우리 농민들에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며 "쫓겨나는 농민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어루만져 주었다면 지금 이렇게까지는 안 왔을 것이다"라고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후보는 "이곳이 굉장히 상징적인 게 1970년대부터 시작해 온 유기농업의 발원지이고 그 상징성 때문에 세계유기농업대회도 개최한 것 아니냐"며 "4대강사업과 유기농을 병행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가능하고, 사업지역 안에 잔디공원을 만드느니 유기농을 체험할 수 있는 농장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와서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왜 그렇게 생각이 좁은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유 회장은 "그러니까 우리가 제일 답답한 부분이 정부는 농업, 특히 유기농업과 생태에 대한 인식자체가 없고, 농업은 폐기의 대상이고 주로 개발하는 일에 가치를 두고 있다"고 화답했다.
문 후보는 "농업의 가치가 그 전에는 국가별로 경쟁력을 따져서 우리나라 농업 경쟁력이 약하니까 우리는 농업보다는 공업이나 서비스업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하던 시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농업이 식량안보라는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해졌다"며 "친환경농업을 넘어서 유기농업으로 가는 것이 우리 농업의 미래라고 보고, 그것이 농업의 질도 높이고 농민들의 삶도 높이고 농업 경쟁력도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이곳의 유기농업을 더 보호하고 육성해서 오히려 이것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게끔 하는 노력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줄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문 후보는 "국가가 그런 유기농체험 농장을 만들고 그 농장의 운영을 그 전부터 농사해왔던 분들에게 위탁을 해준다면, 4대강 사업도 자전거도로다 잔디공원이다 그렇게 삭막하게만 되지 않고 훨씬 풍부해지면서 여기 유기농업을 해왔던 분들의 농업도 계속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두물머리 강제철거 행정대집행은 정말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상생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제발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미사터에서 유 회장과 대화를 나눈 문 후보는 논둑길을 걸어 벼가 자라고 있는 논에서 피를 뽑았다.그리고는 두물머리 밭전위원들의 쉼터구실을 하는 오두막에 앉아 유기농산물을 안주 삼아 막걸리를 한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