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를 멈추라는 낙서는 강정 주민들의 처절한 비명이자 절규다. 벌써 오년이란 시간동안 싸워왔다. 무엇 때문에 이들이 싸우는지 이제 우리 모두 관심을 가져야한다.
강병국
그러나, 현실의 강정 바닷가는 다르다. 관광지인 제주도에 이런 살벌한 전쟁터 같은 곳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뿐이다.
공사장은 펜스를 쳐서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았고, 공사장 출입구에는 마을 주민들이 앉아서 시위를 하고 있었다. 사방으로 노란 깃발이 휘날리고, 주민들과 공사장 인부들보다 훨씬 많아 보이는 경찰차량들이 주차장에 서 있었다.
마이크에서는 묵주기도 소리가 처량하게 울려 펴진다. 정부와 대기업을 상대로 마을 주민들은 지난 5년이라는 시간동안 힘겨운 싸움을 해오고 있었다.
그곳 성당공소 회장님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았다.
"이번 태풍이 얼마나 센 놈이 왔는지, 그간 공사해 놓은 것이 다 쑥대밭이 되었어. 시공사에서 케이슨을 만들어서 바다 속에 집어넣었는데 태풍에 다 못쓰게 되버렸다니까. 이번 태풍에 우리도 지붕이 날라가고 집이 무너졌는데 내가 덩실덩실 춤을 췄어. 태풍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니까. 구럼비도 강정을 지키고 싶은게지."매일 시위에 나온다는 회장님은 씩씩했다. 태풍까지 해군기지 건설을 막고 있다고, 아직도 구럼비는 건재하다고, 반드시 구럼비를 지키겠다고 당당하게 말씀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