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한다고 동조하는 게 아냐!

우리나라를 바꾸고 싶다면 꼭 투표에 참여해야

등록 2014.05.26 11:37수정 2014.05.2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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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4일 전국에서 지방자치법에 따라 지방의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 지방선거가 치뤄진다.

많은 사람들이 투표를 이끌어 내기 위해 투표 당일은 국가가 정한 공휴일이다. 하지만 우리의 투표율은 힘들게 독재정권에 맞서 싸워 투표권을 얻은 뒤부터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이는 무엇을 나타내는가?

지난 18대 대선의 투표율은 75.8%으로 유권자수 40,507,842명 중 30,721,459명이 투표를 했다. 그 중 51.6%가 박근혜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 18대 대선전까지만 하더라도 투표율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었다. 자신의 삶과는 무관하고 직접 도움 되는 게 없었기에 누가해도 상관이 없다는 식이었다.

이를 두고 사회의 여러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표성과 권위가 약화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만약 절반의 투표율을 보인 선거에서 과반수의 표를 받아 당선된다 치더라도 이 당선자는 국민의 지지를 받은 당선자라 볼 수 없다.

현대 민주주의의 핵심은 바로 '선거'이다. 민주주의란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선거'에서 정당과 후보자들이 국민의 지지를 획득하기 위해 공정하게 경쟁하고, 유권자들이 자유롭고 포괄적으로 참여해 정부를 선출하는 정치체제라고 정의될 수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다. 투표 참여는 현대 민주주의에서 요구되는 정치참여의 가장 보편적이고 중요한 행위이다. 정부가 지배의 정당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민 대부분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선거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하고, 선거 결과가 국민 전체의 의사를 대변할 수 있도록 투표자들이 사회 각 집단의 대표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지난 20~30여 년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투표율의 하락과 연령 및 계층 집단별로 나타나는 투표율의 격차는 정부의 권위와 대표성을 제약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도 볼 수 있다. 투표를 하지 않은 사람의 이유는 다양하지만 투표를 하지 않는 행위도 투표에 참여한 행위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교 강의시간 전향 문학에 관하여 교수님이 흥미로운 말을 들었다.

"우리 사회에서 전향문학을 다룰 때 참 특이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바로 일제에 저항하거나 동조하지 않은 바로 그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자신의 생각이나 사상을 표현하고 그 당대에서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 치지 않고 침묵했습니다."

대학 이전의 교육에서는 딱 꼬집어 누구는 매국노이고 누구는 조국을 위해 헌신한 사람들이라 주입적으로 받아 들였는데 교수님의 말이 참 충격으로 다가왔다. '내가 무조건 옳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조금은 다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 중간의 침묵으로 일관한 사람들은 정말 침묵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뭔가를 하지 않고 침묵하는 행위는 겉으로는 비겁해보이고 졸렬해 보이지만 그 내면은 다르다. 누구보다 생각을 많이 하고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기 때문이다.

나는 대한민국 20대 군대를 전역한 대학생 남자이다. 성인이 된지 4년이 되었고 그 2년을 군대에서 보냈다. 군대의 많은 기억 가운데 한 가지 일은 부재자투표를 했다는 것이다. 내가 투표장에 가서 처음으로 하는 투표였다.

나는 내가 우리나라를 바꾸고 발전시키는 것에 참여한다는 것이 즐겁다. 진정 직접 투표에 참여해야지 바뀌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하지만 침묵으로 투표를 하지 않는다고 그것을 과반수로 당선된 당선자들 자신의 생각에 동조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그 이면에 숨어있는 침묵의 의미를 되짚어서 과연 진정 작게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크게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더 발전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자연스럽게 투표에 참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올바른 생각과 사람을 대하는 진정한 태도를 지니고.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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