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효은, 인천 낙원여인숙 입구
변희정
'안락의 낙원'으로 들어서는 입구. 과연 안락의 낙원으로 들어서는 길이 맞나, 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묘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인천 남구 숭의동에 위치한 옛 '낙원여인숙' 자리로 현재는 대안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서는 지난 11월 26일(토)부터 12월 10일(토)일까지 서효은 작가의 개인전, '빙, 빙, 빙 _ chapter 3. 안락의 낙원' 전시가 열리고 있다. '빙, 빙, 빙 _ chapter 3. 안락의 낙원'은 일상 속 '있음' 즉, 존재를 확인하는 과정을 담은 빙, 빙, 빙 (Be_ing) 시리즈의 일환으로 현대의 삶에서 '안락'의 존재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출발한 전시이다. 설치작업을 주로 하고 있는 작가는 안락이라는 주제로 낙원여인숙이 갖고 있는 공간적 이미지에 설문을 통해 얻은 안락에 대한 사유와 본인의 사유를 함께 버무린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매일을 살기 바쁜 현실에서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들을 하며 사는데 삶은 왜 그리 팍팍한지 나를 돌아볼 여유는 없다. 그냥 그렇게 흘러간다. 경쟁사회 속 사람들은 더 나은 삶을 노래하나 녹록치 않다. 이러한 현대인들의 욕구를 달래려는 듯 방송에서는 갖가지의 먹방과 집방 등이 넘쳐나지만 이 또한 충족되지 않는다. 진정한 나의 안락은 어디에 있는가……". - 작가노트 中안락은 어디 있는가에 대한 작가의 궁금증에서 출발한 본 전시는 상당히 재미있는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안락이 무엇인지 잊고 살아가는 바쁜 현대인들, 그래도 그 안에 여러 형태의 안락들이 녹아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설문조사를 통해 안락에 대한 경험과 인식하지 못했던 자신만의 안락에 대한 사유, 취향을 함께 모색해 볼 것을 제안했다. 설문조사는 통계 중심이라기보다는 공유의 장으로 128명의 이야기들이 모였고 각기 다른 안락에 대한 사유들은 '안락의 낙원'을 이루는 바탕이 되었다. - 전시 소개 글 인용
작가는 설문을 통해 얻은 내용을 분석한 결과 안락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아주 가까운 삶 속에 있었고, 이것은 몸소 경험된 것 외에 이상화된 안락과 혼재된 상태로 우리 안에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결국 안락은 이상향이라기보다 삶 속, 현실과 밀접한 수행과정과 같은 일상의 반복 안에서 맛볼 수 있는 찰나의 달콤함이라 보고, 안락의 낙원은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고통과 노력이 수반된 곳이며, 희망과 절망 사이에 놓인 예상치 못한 환상일 수도 있다는 것을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고 전했다.
작가는 총 8개의 작품을 선보였으며, 각각의 작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