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단체 대표연설 나선 우상호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남소연
안녕하세요 우상호 원내대표님.
저는 18세 선거권의 당사자인 만 18세의 고등학생입니다. 18세 선거권의 통과를 위해 뭐라도 해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18세 선거권 확대를 위한 청소년청년 연석회의'의 공동준비위원장을 맡으면서 선거연령 하향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찬성 당론을 채택하며 18세 선거권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전국청년위원회에서 18세 참정권 특별위원회를 만들며 노력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제1당으로써 주장하고 추진하니 통과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습니다.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이 얼굴에 철판을 깔고 강하게 저항했고, 결국 2월 국회에서의 처리는 어려워졌습니다. 저는 18세 선거권이 단순히 투표할 수 있는 권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참정권, 즉 정당가입과 선거운동이라는 적극적인 정치 참여가 가능해진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법안 통과가 불투명해지면서 참정권의 보장도 요원해졌습니다.
우상호 원내대표님께서는 야3당과 합의하신 18세 선거권을 통과시키되 2020년부터 적용하자는 절충안을 내놓으셨습니다. 18세 참정권을 주장하던 청소년들은 충격을 받고 민주당에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2월 15일 국회에서 우상호 의원실의 이상호 보좌관님과 면담을 했습니다.
우상호 원내대표님과 당의 입장도 들었습니다. 바른정당이 미온적이고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니 18세 선거권이 기약 없이 미뤄지는 것보다 2020년부터 적용하는 걸로 법에 적시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하셨습니다. 2018년 지방선거부터 적용하는 것을 건의 했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많이 안타깝고 화가 났습니다. 당사자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민주당에서는 18세 참정권에 찬성하며 청소년이 정치에 참여할 충분한 수준과 의지를 가졌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18세 참정권을 찬성한다고 하면서 행동으로는 보여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백번 양보해서 모든 정당이 합의해야 하는 선거법 개정은 지금 어쩔 수 없다고 쳐도 다른 방식으로라도 최소한의 참정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민주당이 최소한의 참정권을 보장하는 방법민주당 자체적으로 최소한의 참정권을 보장하는 방법은 바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선거인단 자격을 만 18세 이상으로 정하고, 청소년 예비당원제를 신설해 청소년의 정당 활동을 허용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번 경선에서 18세 선거권이 보장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원내대표님께서 계신 정당의 입당원서도 미리 써 놓았지만 소용이 없게 되었습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노컷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만 18세와 공무원에게 경선 투표권을 주지 않은 것은 현행법을 따라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현행 선거법이 만 19세부터 투표권을 부여하고 있다는 이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