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18세도 참여하고 싶다

[주장] 현행 '만 19세 이상' 규정은 민주당의 자기부정

등록 2017.02.19 12:13수정 2017.02.19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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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단체 대표연설 나선 우상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교섭단체 대표연설 나선 우상호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남소연

안녕하세요 우상호 원내대표님.

저는 18세 선거권의 당사자인 만 18세의 고등학생입니다. 18세 선거권의 통과를 위해 뭐라도 해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18세 선거권 확대를 위한 청소년청년 연석회의'의 공동준비위원장을 맡으면서 선거연령 하향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찬성 당론을 채택하며 18세 선거권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전국청년위원회에서 18세 참정권 특별위원회를 만들며 노력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제1당으로써 주장하고 추진하니 통과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습니다.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이 얼굴에 철판을 깔고 강하게 저항했고, 결국 2월 국회에서의 처리는 어려워졌습니다. 저는 18세 선거권이 단순히 투표할 수 있는 권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참정권, 즉 정당가입과 선거운동이라는 적극적인 정치 참여가 가능해진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법안 통과가 불투명해지면서 참정권의 보장도 요원해졌습니다.

우상호 원내대표님께서는 야3당과 합의하신 18세 선거권을 통과시키되 2020년부터 적용하자는 절충안을 내놓으셨습니다. 18세 참정권을 주장하던 청소년들은 충격을 받고 민주당에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2월 15일 국회에서 우상호 의원실의 이상호 보좌관님과 면담을 했습니다.

우상호 원내대표님과 당의 입장도 들었습니다. 바른정당이 미온적이고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니 18세 선거권이 기약 없이 미뤄지는 것보다 2020년부터 적용하는 걸로 법에 적시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하셨습니다. 2018년 지방선거부터 적용하는 것을 건의 했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많이 안타깝고 화가 났습니다. 당사자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민주당에서는 18세 참정권에 찬성하며 청소년이 정치에 참여할 충분한 수준과 의지를 가졌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18세 참정권을 찬성한다고 하면서 행동으로는 보여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백번 양보해서 모든 정당이 합의해야 하는 선거법 개정은 지금 어쩔 수 없다고 쳐도 다른 방식으로라도 최소한의 참정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민주당이 최소한의 참정권을 보장하는 방법

민주당 자체적으로 최소한의 참정권을 보장하는 방법은 바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선거인단 자격을 만 18세 이상으로 정하고, 청소년 예비당원제를 신설해 청소년의 정당 활동을 허용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번 경선에서 18세 선거권이 보장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원내대표님께서 계신 정당의 입당원서도 미리 써 놓았지만 소용이 없게 되었습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노컷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만 18세와 공무원에게 경선 투표권을 주지 않은 것은 현행법을 따라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현행 선거법이 만 19세부터 투표권을 부여하고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포스터 선거인단 참가연령은 만 19세부터.. ㅡㅡ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포스터선거인단 참가연령은 만 19세부터.. ㅡㅡ더불어민주당

민주당에서 대통령을 선출할 자격이 있다고 한 만 18세가 대통령 후보를 선출할 자격이 없다고 하는 것은 자기부정이라고 생각합니다. 18세 선거권을 주장한 당에서는 마땅히 대선후보 경선 선거인단 자격을 18세들에게도 주어야 합니다. 1차 모집에선 이미 만 19세부터 자격을 주었으니, 탄핵 인용 후부터 시작되는 2차 선거인단 모집 시에는 반드시 만 18세도 참여가 가능하도록 바꿔야 합니다.

현대 정치는 의회 정치이고, 의회 정치는 정당 정치에 기반을 둡니다. 갈수록 정당정치의 중요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당 안에서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당의 기반이 튼튼하지 않은 명사모임 형태의 정당은 미래가 밝지 못합니다. 정당정치의 실현을 위해서 외국처럼 청소년들이 정당에서 활동하며 성장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18세 선거권이 통과 되어야 법적으로 보장된 완벽한 정당 활동이 허용됩니다. 하지만 법적 권리는 없더라도 일단 민주당의 깃발 아래서 활동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는 있어야 합니다. 정의당, 노동당에서는 이미 시행 중이고 녹색당에서는 아예 정식당원으로 인정했습니다.

 정감- 청소년 예비당원제도 제안 1
정감- 청소년 예비당원제도 제안 1김시연

 정감- 청소년 예비당원제도 제안 2
정감- 청소년 예비당원제도 제안 2 김시연

 정감- 청소년 예비당원제도 제안 3
정감- 청소년 예비당원제도 제안 3김시연

민주당만의 방식으로 청소년 예비당원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난해 1월, 저는 더불어민주당 정책마켓인 '정감'에 이 제안을 올려 현재까지 공감 수 1위, 댓글 수 1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제안을 올리고 1년이 흘러 정감 서비스가 종료될 때까지도 당에서는 이 제안을 채택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제안은 채택되었습니다. 안타까웠습니다.

민주당은 최대한 빠른 시일 이내에 당헌·당규 개정을 해 만 18세 청소년의 정당 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청소년 예비당원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선거법 통과가 힘든 것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때문이라 말씀하실지 모르겠지만 민주당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도 하지 않는 것은 전적으로 민주당과 대표님 책임입니다. 만18세 경선 선거인단 참여와 청소년 예비당원제도를 도입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선거권 2020년 적용 합의를 기사에서 보고 대표님께 편지를 쓰고 싶었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원내대표님의 건승을 빕니다.

2017.2.17.
올해 만 18세인 김시연 올림
#18세 선거권 #선거연령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예비당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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