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면봉산의 노루청송군 면봉산은 노루, 담비, 매, 수달 등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곳이다.
면봉산대책위
풍력발전기가 건설되면 청송의 사회·경제적 자본이자 귀농·귀촌 유인책인 '빼어난 생태환경'은 유지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생태적 요충지에 풍력발전기가 건설되면 동물 이동이 단절된다"며 풍력발전소 건설에 반대의견을 내기도 했다.
풍력발전기가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주민들의 걱정거리다. 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풍력산업협회는 논문을 통해 "풍력터빈 소음은 인간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200∼5000㎐ 주파수 범위에서 발생한다"며 "이 때문에 풍력발전단지 주변 1900m 이내 사람들은 심야 소음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피해를 본 사례도 있다. 전남도 조사에 따르면 풍력발전소가 위치한 전남 영양군과 신암군 지역 주민 39%가 두통에 시달리고 43%는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풍력발전기가 주민 건강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단 가설이 어느 정도 증명된 것이다. 풍력발전시설이 9기에 불과한 이들 지역과 달리 청송에는 24기가 건설될 예정이다.
청송은 사과의 고장이다. 1924년 독립운동가 박치환이 사과 묘목을 들여와 재배를 시작한 것을 계기로 현재 3145 농가가 사과를 생산하고 있다. 한 해 생산량은 5만4000톤에 이르며 1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군의 상징인 군화가 사과꽃이기도 하다.
풍력발전소 건설이 확실시되자 사과 농가는 생존 위기에 직면했다. 발전기 소음과 저녁이면 의무적으로 켜놓아야 하는 불빛 때문에 사과 수정을 돕는 벌이 제 역할을 못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물 다양성 연구를 주관하는 미국의 BIO3는 "풍력발전기의 소음·누전·불빛 때문에 벌이 피해를 받을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풍력발전소의 고용효과, 실상은 10명?청송군은 풍력발전소 건립으로 인해 주민들이 겪을 경제적 피해를 인정하지 않는다. 청송군청 관계자는 "풍력발전기 때문에 벌이 줄어든다는 증거는 없다"며 주민들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에 더해 "오히려 풍력발전소 건설이 수백 명에 달하는 고용창출 효과를 내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취재결과 고용창출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송군이 주장하는 고용인력 대부분은 건설 과정에만 참여하는 공사 인부였다. 주식회사 청송면봉산풍력 함충석 이사는 "공사인부까지 포함한다면 400명가량 고용될 수 있겠지만, 완공 이후엔 10명 내외의 인원만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청소·경비 등의 단순 노동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자리 증대를 홍보해 온 청송군청은 "장기적인 고용창출 효과가 없는 것은 인정하지만 공사 인부는 모두 지역민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고용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는 고용창출은 사실상 '허구'에 가깝다.
풍력단지로 분열된 공동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