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강환종 / (우) 전영배
황도연
- 안녕하세요 선생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나는 도봉구 쌍문동에 살고 있는 강환종, 창1동에 사는 전영배입니다."
-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전: 나는 1945년 1월생, 소위 해방족이라 하죠. 일흔다섯 되었어요. 하는 일은, 놀고 있다고 해야 하나?(웃음)
강: 나는 48년생이에요. 일흔둘이고, 나 역시 놀고 있어요. 노래를 좋아해 공연이나 있으면 하러 다니고, 그러고 있죠.
- 두 분은 오랜 동네 이웃이자 친구 사이라고 들었어요. 어떻게 노래를 좋아하게 되신 건가요?
강: 우리 둘 다 40년 넘게 도봉구에 살았어요. 노래에 관심을 가지면서부터 이 친구(전영배)를 알게 되었고. 노래가 좋아진 건 내가 외로움이 있어서 흥얼흥얼 혼자 달래던 게 여기까지 온 거죠. 예전엔 그림을 좀 했었어요. 내 초상화 정도는 총각 때 쉽게 그렸는데, 나이 들어 다시 그림 하려니 어렵더라고. 그런데 노래는 할 수 있었어요. 내가 좋아하면 시작할 수 있었죠.
전: 나도 비슷해요. 젊어서 시골 살 때는 농사 지으면서 혼자 노래 부르는 걸로 끝이었거든요, 예전엔 라디오도 없어 동네 스피커 통해서 노래를 접했어요. 노래가 좋아 공연까지 하게 된 건 3년 전부터예요. 먹고살다 보니 여유가 없어 노래가 좋으면서도 선뜻 해보진 못했는데, 3년 전에 노래교실에서 노래를 배우면서 갑자기 가슴이 뛰더라고. 잊고 있던 것들이 막 생각이 나.
그래도 신곡은 어려웠어요.(웃음) 그런데 노래 선생님이 자꾸 듣고 따라 하면 된다고 하더라고. 한 곡을 1년간 연습했더니, 남 앞에서 부를 정도의 수준이 됐어요. 목소리 톤도 올라가고. 지금은 노래 배우면서 거리축제 같은 곳에서 공연도 하고, 봉사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내 삶이 좀 트인 것 같아요. 앞으로 내 인생 어찌 될지 모르지만, 더 해보고 싶어요.
인생의 상처 없었다면 진심이 담긴 노래 부르지 못했을 것
- 노래하기 전까지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전: 내 고향이 양주에요. 20년간 농사지었죠. 결혼도 하고 애들 낳으면서 공장, 자전거 배달 일도 했고 제빵사도 했었어요. 그리고 화물차 운전하면서 전국을 다니다가, 서울로 오면서 70년도 말에 버스 운전을 시작했어요. 40년간 버스 기사였지. 예순 아홉에 그걸 접고, 지금 5년 동안 쉬고 있는 거예요. 이 정도 했음 거의 평생 직업 아닌가?(웃음)
강: 이전에 전자업계에 있었어요. 뭘 하다가 실패를 본 적도 있고요. 그러던 중에 누가 방앗간을 권유하더라고요. 처음엔 방앗간을 공릉동에서 시작했어요. 고생 많이 했죠. 진짜 맨주먹으로 시작을 했거든. 일거리가 들어오면 주변에 전화해서 방법을 물어보기도 하고, 자본금은 지인들에게 다 얻어서 했어요. 그렇게 30년간 방앗간을 운영했어요. 지금은 따로 하는 일이 없으니 아쉬운 소리 안 하고, 그냥 아내랑 둘이 살아요. 원래 자식이 둘이었는데, 아들은 교통사고로 먼저 보냈고, 딸은 시집갔거든요. 내가 사연이 있다 보니, 서정적인 분위기의 노래. 그런 걸 좋아해요.
전: 맞아. 이 친구는 옛날 노래 참 잘 불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