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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치료 통해 내면의 고통에서 벗어났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예술치료사 자생' 위해 뭉친 최영석, 오영미 대표

등록 2020.05.07 10:16수정 2020.05.0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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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치료사의 안정적인 일자리기반 조성을 위해 화이트어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순서대로)오영미 대표와 최영석 대표
예술치료사의 안정적인 일자리기반 조성을 위해 화이트어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순서대로)오영미 대표와 최영석 대표박초롱
 
함께일하는재단과 GS칼텍스는 사람들의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치유하고, 예술치료사들의 안정적인 일자리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2018년부터 예술치료사 '사회적경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예술치료사는 미술, 음악, 무용동작, 연극 등 예술을 통해 몸과 마음을 치료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2명의 예술치료사가 화이트어비스를 운영하며 이별 심리 상담 서비스 '헤이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화이트어비스의 최영석 대표와 오영미 대표를 만나 예술치료와 예술치료사들의 일자리 상황 전반‧화이트어비스의 사업계획 등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예술치료에 뛰어든 이유
 
 
-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최영석(이하 최) : "저는 최영석입니다. 대학원에서 무용동작 심리치료를 공부한 뒤 예술치료사 일을 6년 동안 이어오고 있어요. 아동과 청소년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는 직장인이나 교사 취준생을 대상으로 상담을 해 왔습니다. 지금은 이별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화이트어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영미(이하 오) : "안녕하세요. 오영미입니다. 저는 미술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 예술치료를 공부했어요. 그 이후로 17년 간 예술치료사로 일하고 있어요. 아동, 청소년, 성인, 어르신, 복지관, 교도소, 학교 등 다양한 장소를 다니며 사람들에게 예술치료를 진행했어요. 지금은 화이트어비스 이별상담과 아동보호기관에서 심리치료를 진행하고 있어요." 

- 화이트어비스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 "화이트어비스는 대중들에게 예술치료의 가치를 확장하고 그간 민관주도로 진행되었던 예술치료 분야를 B2C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예술치료사 스스로가 경제적 자생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되었습니다."

: "화이트어비스는 예술치료사들이 모인 기업입니다. 지금은 성인을 대상으로 이별상담 서비스 '헤이후'를 진행하고 있어요. 이후에는 상담 분야를 더 넓혀갈 예정입니다."

- 예술치료사를 직업으로 가지게 된 계기는?
: "학창시절 진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던 중 예술치료사에 대해 다룬 기사를 보게 되었고, 예술매체를 통해 심리를 다루는 일에 매력을 느꼈죠."

: "30대가 되었을 때, 내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러던 중 예술과 심리를 함께 다룰 수 있는 예술치료를 알게 됐어요. 예술치료 분야를 공부하면서 인간의 내면을 이해하다보니, 저 자신에 대한 탐색으로 이어졌고 이런 것들이 매우 흥미롭고 즐거웠어요. 마침 그 시기가 사회적으로 예술치료에 관심이 높아질 때여서 바로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순서대로)최영석 대표와 오영미 대표
(순서대로)최영석 대표와 오영미 대표박초롱
   
- 예술치료사의 매력은?
: "언어로 표현 할 수 있는 건 한정적인 부분이 있어서 늘 '말보다 더 진실 된 것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몸의 움직임은 언어보다 더 무의식적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언어로 표현할 수 없었던 자신의 생각이나 상태를 안전하고 또 꾸준하게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예술치료와 예술치료사의 역할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 "사람의 마음과 정신은 눈에 보이지 않지요. 드러나야 어떤 모양인지 어떤 상태인지 파악 할 수 있어요. 예술치료는 마음의 길을 안내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같은 사항을 다르게 이해하고, 고집스럽게 생각하는 이유는 개인의 한정된 경험 때문인데, 이런 행동을 예술치료를 통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 있어요. 그림‧음악‧가사‧시‧몸 등의 예술매체는 언어만큼, 어쩌면 언어보다 더 나 자신을 자유롭게 드러낼 수 있는 매개에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의 마음과 정신을 치유하는 일은 참 매력적이에요." 

- '예술치료사 자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다면?
: "대부분의 예술치료사들이 단체에 소속되지 않고 혼자 일해요. 그렇기 때문에 예술치료사들은 일의 연속성이나 안정성 등이 취약할 수밖에 없어요. 예술치료사 선배들이 겪는 어려움을 보면서 예술치료사들의 자생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됐죠."


: "예술치료는 주로 민관사업으로 진행되는 일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사업이 멈추면 예술치료사들의 일도 함께 멈추는 경우가 꽤 있었어요. 저도 일을 하면서 그런 상황들은 많이 겪었구요. 또 사업에 의존하게 되면 수익창출이나 인적인프라 등 자기발전을 위한 내부성찰을 잘 할 수 없게 되죠. 예술치료사들이 주도적으로 행동하고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자생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죠."

우리에겐 이별 상담이 필요하다
  
 예술치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예술치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박초롱
  
- 이별상담을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한 이유와 그 과정은 어땠는지?
: "심리상담 분야는 굉장히 광범위해요. 인생의 문제가 굉장히 광범위 하니까. 비즈니스 관점으로 봤을 때 한 가지 분야로 좁혀 예술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예술치료사와 상담자 양측에게 좋을 거라고 판단했어요. 실제로 한 분야를 정하니 상담에 더 집중하고 전문성이 빠르게 증가했어요. 예술치료사들 각자의 개성은 살아있지만 상담을 구조적으로 체크하고 그 안에서 동일한 품질의 상담을 제공할 수 있어 예술치료사로서도, 사업적으로도 한 단계 성장한 기분을 느꼈어요."

: "예술치료사의 관점이 아닌 비즈니스적인 관점으로 우리의 일을 살펴보면서 논의하고 고객 인터뷰 등을 진행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자생을 위해서 필요한 것들은 무엇인지, 예술치료 내에서 어떤 니즈가 있는지, 왜 이러한 사업 방향을 잡아야하는 지 등을 탐색하는 과정을 거쳤어요. 힘들기도 했지만 우리의 목적과 목표가 뚜렷해 질 수 있었던 계기였던 것 같아요."
  
- 이별상담을 신청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오·최 : "헤이후 홈페이지에서 상담을 신청할 수 있어요. 날짜와 상담사를 선택하고 원하는 지역의 카페 또는 스터디룸 중 장소 유형을 선택하면 신청이 완료됩니다. 낯선 환경과 사람에게 자기의 이야기를 하는 게 조금 부담된다면 오픈 된 장소인 카페를, 남들의 시선이 부담되거나 좀 더 집중해서 내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스터디룸을 선택하면 됩니다."

- '헤이후' 이별상담의 차별화가 있다면?
: "예술치료사가 직접 상담자가 원하는 장소로 방문한다는 게 큰 차별점이에요. 또 타 상담의 경우 심리 파악을 위해 200여 문항 정도를 답하는 과정 때문에 실 상담시간은 길지 않은 경우들이 많아요. 하지만 헤이후는 상담자와의 상호 소통에 집중하는 것을 중점으로 하고 있어서 보다 양질의 상담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 "상담자 만족조사를 한다는 것이 큰 차별점인 것 같습니다. 기존 예술치료는 상담자의 만족보다는 진행과정을 체크하기 위한 설문이 대부분이라 상담자들이 어떤 점에 만족하고 아쉬움을 느끼는지 알 수 없거든요. 이 설문이 예술치료사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걱정했던 것과 달리 설문 만족도가 높게 나오고 있어 기쁜 마음이에요."

심리상담의 문턱을 낮추고 싶다
 
 예술치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예술치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박초롱
  
- 예술치료를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 "이별로 슬픔과 상실을 겪는 분들은 대부분 자기부정의 상태를 겪고 있어요. 이런 역기능에 빠지면 혼자서 헤어 나오기 힘들 수 있어요. 예술치료를 통해서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감정을 찾는 과정을 경험한 고객들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예술치료를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 "상담은 여행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익숙한 장소와 사람들을 벗어나서 나의 현실을 한 발 짝 떨어져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상담은 진단이나 평가가 아니고 나의 내면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과정이에요. 그러면서 고통, 슬픔, 괴로움이 상당부분 경감되는 효과가 있죠. 많은 분들이 예술치료를 통해 내면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 "다양한 콘텐츠로 '헤이후'의 인지도를 높여, 심리상담의 문턱을 낮추는 게 목표 중 하나에요. 지금 유튜브 채널 '헤이후'를 통해 다양한 심리 정보 컨텐츠를 제작하고 있어요. 요즘 핫한 <부부의 세계>를 주제로 한 심리이야기를 통해 조회수 15만회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또 7-8월 쯤 심리에세이를 발간하기 위한 출판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 "저는 예술치료가 대중화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싶어요. 고객과 대면해 내면을 면밀히 관찰한다는 상담의 본질을 버리지 않고 대중적인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고 싶어요. 궁극적으로는 화이트어비스의 규모가 커져서 더 많은 예술치료사들과 일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기사는 함께일하는재단의 홈페이지와 블로그에도 함께 실립니다.
#함꼐일하는재단 #화이트어비스 #헤이후 #예술치료사 #예술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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