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록키산맥
Anna Szczur
저지대에 생성된 잔류성 오염 물질이 높은 산에 더 많은 것은 바람의 방향과 온도 때문입니다. 낮 시간에는 저지대에서 고지대로 바람이 붑니다. 낮 시간 동안 저지대가 데워지면서 바람이 산의 경사면 위로 상승합니다. 이때 이 바람의 이동 범위는 수백 킬로미터에 해당하며, 이 바람에 따라 도시에서 생성된 오염 물질이 고도가 높은 곳으로 이동합니다.
강수량은 고도에 따라 증가합니다. 저지대에 있던 유기 화학 물질이 증발하여 경사진 바람을 타고 더 높은 곳으로 운반되고, 비나 눈에 의해 고지대에 쌓이게 됩니다. 휘발성이 강한 유기화학물은 차가운 곳에 더 선택적으로 잘 머물게 되기 때문에 고지대에 유기 화학 물질이 더 많이 축적됩니다.
반대로 밤 시간에는 고지대에서 저지대로 바람이 부는데, 고지대의 낮은 온도가 휘발성이 강한 유기 화학 물질이 증발하는 것을 막아, 고지대에서 저지대로 바람이 불어도 유기 화학 물질이 저지대로 잘 이동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지대에서 형성된 오염 물질의 농도가 고지대에서 높게 관찰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잔류성 오염 물질이 캐나다 고산 빙하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유기 염소 계열인 살충제(DDT)의 기록을 예로 살펴보겠습니다. DDT는 1960년대 미국과 캐나다에서 널리 사용되다가 위험성 때문에 1973년도 이후부터 사용이 금지되었습니다. 캐나다 서부에 위치한 록키산맥의 스노돔에서 복원한 DDT 농도를 보면, DDT의 농도가 1960년대에 높았다가 사용 중지 이후 하강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Donald et al., 1999).
이런 오염 물질들이 보관되어 있던 빙하가 지구 온도의 상승으로 녹고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2100년이 되면, 2005년에 비해 캐나다 서부의 빙하가 7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빙하가 녹는다는 말에 그치지 않습니다. 캐나다 고산 빙하에 갇혀 있던 오염 물질이 흘러나올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 오염 물질이 물을 마시는 동물들의 체내에 축적돼 최종적으로는 우리 몸에도 쌓이게 될 것입니다.
오늘부터 모든 오염 배출을 멈춘다고 해도 오염 물질은 갑자기 사라지지 않습니다. 지구 곳곳에 우리가 그동안 배출한 오염 물질들이 잔류해 있습니다. 우리의 잘못이 카르마가 되어 우리의 삶을 위협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자연을 회복시켜야 할지 우리의 삶을 위해 생각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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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과거가 궁금한 빙하학자 (Paleoclimatologist/Glaciolog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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