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언론은 방송 공영성 투쟁 기간에 신규 채용을 거의 하지 않았다. MBC는 2012년 파업 이후 4년 간 신입 사원을 전혀 채용하지 않았으며, 경력사원(비정규직 포함)만 291명을 채용했다.
공범자들
자유주의 시장 경제는 인생이라는 개념을 개인이 계획하고 성취하는 모종의 대상으로 여기려 하지만, 실제 우리의 삶은 각자의 계획과 성취만으로 전혀 설명되지 않는다.
심지어 인간의 의지에서 상당히 미끄러져나간 탓에 대안의 선택들로 삶을 완전히 새로이 구성해야 할 때도 있다. 지상파 저널리즘에서 멀어진 나도 지역 케이블 방송과 영화, 홍보 등을 거쳐 지금의 제작사에 닿았다.
나는 여전히 PD로 산다. "당신만 말해줄 수 있는 진실이 있어요." 내가 출연자에게 입버릇처럼 하던 말을 나에게도 건네본다. 내 세월이 만들어낸 나만의 진실이 있겠지. 나는 내가 속한 페이지를 딛고 다음 챕터로 넘어가고 싶다.
지난 10년을 합격/불합격으로만 환원하지 않으려 나는 시절을 들여다 보고 세어 보면서 쓸 만한 만트라(mantra)를 건져올렸다.
'큰 곳에 가더라도 내 노력 덕분만은 아니다, 내 노력이 부족해 작은 곳에서 시작한 게 아니듯.'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이 말하는 '능력주의적 오만'에 가슴 깊이 공감한다. 자신의 성공에 보탬이 된 사람들을 잊어버리고 성공을 제 능력의 척도로만 믿는 것. 요컨대 개인의 성공은 모두에게 빚진다. 어느 하나 내가 잘나서 이룬 것이 없다.
어느 하나 슬퍼도 되는 이름은 없다. 온 몸을 써서 돈을 벌어도 마음까지 가난한 시대에 필요한 것은 하나하나가 소중하다는 믿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