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시간 4호선 열차퇴근 시간대 4호선 열차가 승객들로 가득 차 있는 모습이다.
조진석
이태원 참사 이후 도입된 역내 직원들의 안전계도 근무는 유명무실한 것일까. 지난 8개월간 잠실역으로 출근해 온 김다빈(23)씨도 같은 불편함을 언급했다. 출근길에 건대입구역에서 2호선 열차로 환승하는 김다빈씨는 "지하철에 들어갈 자리가 없는데도 힘으로 밀고 타시는 분들이 있다"며 "이태원 사건 후 일주일 정도는 건대입구역 직원분들이 승강장 질서를 관리했는데, 그 이후로는 예전과 다를 바가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역내 직원들의 안전계도 근무는 이태원 참사 직후 또 다른 압사 사고 발생 위험에 대한 경각심 차원에서 도입됐다. 출퇴근 시간대 주요 환승역 계단, 통로 및 승강장에는 형광 조끼를 입은 직원들이 자리를 지키며 질서를 관리했다.
그러나 6개월가량 지난 현재, 서울시 주요 환승역 중 교대역과 충무로역을 비롯한 일부 역에서는 직원들의 안전관리가 여전히 이뤄지고 있지만, 건대입구역,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여의도역 등 다수 역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적자 운영에 시달리는 서울교통공사, 안전 문제의 직접 해결 어려워...
이태원 참사 이후 도입된 새로운 안전관리 시스템은 왜 6개월도 채 지속되지 못한 것일까. 서울교통공사에서 9년째 근무 중인 김우진(29)씨는 지하철 역사 내 직원들이 겪는 어려움을 설명했다.
김우진씨는 "출퇴근 시간대 역사 내 안전계도 근무는 이태원 사고 이후 정부로부터 내려온 권고 지침인데, 모든 역에서 그 지침이 지켜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기존 사무직 직원들이 교대로 추가 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혼잡 시간대에 기존 직원들이 승강장이나 환승 통로에서 근무를 서면 다른 안전사고 발생에 대응하기도 어렵다"며 역사 내 인력이 부족한 실정임을 강조했다.
그는 "그래도 서울교통공사 본사에서는 인력 부족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하기 위해 지하철 역사 안전도우미를 기간제 근로자로 고용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서울시 내에서 승하차 승객이 많은 환승역들은 역내 직원 수에 있어 다른 역들과 큰 차이가 없다. 지난해 10월 서울교통공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2021년 연간 수송인원이 2천만 명이 넘는 역들도 직원 수는 많아야 20명을 겨우 넘기거나 혹은 그에도 미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