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 공무원의 안타까운 죽음에 추모 및 진상규명 요구 잇따라

'직장 내 괴롭힘' 유서 남기고 보건소 공무원 극단적 선택

등록 2024.05.14 14:32수정 2024.05.1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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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북구지부 성명서에 공개된 진상규명요구서 일부 내용 ⓒ 강북구지부 성명서 캡쳐

 
지난 5월 1일 강북구청 보건소에서 근무하던 팀장급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고인은 직장 상사로부터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음을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으며, 유서와 고인의 핸드폰 메시지함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고충 섞인 글들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고인의 자녀를 포함한 유가족 네 명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북구지부(강북구지부) 사무실을 방문해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진상규명요구서를 전달했고 구청장과 관련 부서에도 동일한 요구서를 전달했다고 한다.

이번 사건에 대해 강북구 지역사회에서는 공무원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추모와 함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고인이 조합원으로 속해 있던 강북구지부는 애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조합원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으로 참담하고 비통했다"며 "방문자 면담, 제보자 면담 등을 바탕으로 사건의 전말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또한 "고인의 사망 원인을 매우 엄중하고 민감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유사사례가 두세 건 더 접수돼 있다"고 밝히고 "민선 8기가 들어서면서, 경직돼 나타나는 부작용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분석 후 문제제기와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북구지부는 구청장에게는 고인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철저한 조사를 당부했고 관계 부서에는 2차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규정에 의거 관련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강북구노동인권네트워크(네트워크)와 정의당 강북구위원회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추모와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네트워크는 "직장 내 괴롭힘은 절대 용납되지 않아야 하고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갑질 신고 시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강북구청에 관련 대책을 촉구했다.

정의당 강북구위원회는 "올 해 들어 극단적 선택을 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10명에 이르면서 공직사회 조직문화에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며 "경직되고 후진적인 조직 문화가 업무현장에 만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엄중하게 점검하고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북구청의 엄중한 대응을 촉구했다.

전국민주일반노조 강북구도시관리공단지회(공단지회)도 성명서를 통해 고인을 추모하고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공단지회는 "고인의 생전 일터였던 보건소는 불과 얼마 전까지 강북구도시관리공단 노동자도 함께 일했던 곳이기에 더욱 마음이 아프다"고 운을 떼며 "행정편의에 의한 갑질과 조직이 개인에게 행하는 갑질에 의한 죽음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강북구청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지회도 고인의 명예회복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강북구도시관리공단 문화정보팀장이 정신과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인 것을 언급하며 "고인이 생전에 겪었을 괴로움과 매우 유사한 일이 강북구도시관리공단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상황을 전했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강북구도시관리공단에서 이사장이 직원들을 지속적으로 괴롭혔다는 내부고발이 제기됐고 수개월 동안 이어진 이사장의 갑질로 인해 퇴사한 직원과 정신과 치료를 위해 입원까지 한 직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공단지회는 북부고용노동지청에 이사장 갑질과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진정을 제기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편 강북구청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민원을 접수한 것은 맞지만 정식 조사 단계는 아니라며 이후 감사 진행 여부 등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현재 해외출장 중인 것으로 알려져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엄중하고 신속한 대처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덧붙이는 글 필자는 정의당 강북구 지역위원장입니다.
#강북구 #강북구청 #갑질 #직장내괴롭힘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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