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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7·4 '깜짝' 총선... 정권 수성이냐, 14년 만의 교체냐

수낵 총리, 조기 총선 발표... 집권 보수당 vs 제1야당 노동당 격돌

등록 2024.05.23 13:30수정 2024.05.2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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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리시 수낵 영국 총리의 7월 4일 조기 총선 발표를 보도하는 영국 BBC

리시 수낵 영국 총리의 7월 4일 조기 총선 발표를 보도하는 영국 BBC ⓒ BBC

 
영국이 오는 7월 4일 '깜짝' 총선을 치른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22일(현지 시각) 총리 관저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연설에 나서 "영국이 미래를 선택해야 할 순간"이라며 7월 4일 총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수낵 총리는 이날 찰스 3세 국왕을 만나 총선을 위한 의회 해산을 요청했고, 동의를 얻었다고 밝혔다. 영국의 다음 총선은 내년 1월 28일까지 치러지면 되지만, 총리가 조기 총선을 결정할 수 있다.

지지율 밀리는 수낵 총리... 경제 회복에 자신감?

집권 보수당은 보리스 존슨 총리 때인 2019년 12월 총선에서 하원 650석 중 과반인 365석을 확보하며 정권을 지켰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20%에 머물며 제1야당인 노동당과 20%포인트 이상 벌어진 가운데 노동당의 줄기찬 조기 총선 요구에도 수낵 총리가 올 하반기에 치르겠다고 버텼기에 7월 총선은 예상 밖 결정으로 여겨진다.

수낵 총리가 조기 총선을 발표한 것은 영국 경제가 차츰 회복세를 보이자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라며 "앞으로 더 밝은 날이 올 것이지만, 이는 우리가 모든 사람을 위한 경제 안보와 기회를 개선하려는 계획을 지킬 경우에만 가능하다"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우리가 해낸 성취, 대담한 행동이 자랑스럽고 앞으로 우리가 할 일에 자신감이 있다"라면서 "이제 문제는 여러분이 가족과 나라의 안전한 미래를 위해 누구를 믿고 선택하느냐"라고 강조했다.


반면에 영국 BBC 방송은 "수낵 총리가 보수당의 인기가 더 떨어지기 전에 총선을 치르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14년 만에 정권 교체 노리는 노동당... "총선 기다렸다"
 
a  리시 수낵 영국 총리의 7월 4일 조기 총선 발표를 보도하는 <가디언>

리시 수낵 영국 총리의 7월 4일 조기 총선 발표를 보도하는 <가디언> ⓒ 가디언

 
압도적인 지지율로 정권 교체를 자신해 온 노동당은 즉각 환영하고 나섰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영상 메시지에서 "영국이 보수당 집권 14년을 거치면서 제대로 작동되는 것이 없는 것 같다"라며 "이제 혼란을 멈추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 재건에 나서야 한다"라고 밝혔다.

인권 변호사를 거쳐 잉글랜드·웨일스를 관할하는 왕립검찰청(CPS) 검찰국장을 지낸 스타머 대표는 2015년 하원의원에 당선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그는 2020년 노동당 대표에 올랐다. 

노동당은 지난달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도 107개 지방의회의 2636개 의석 가운데 1140석을 확보하면서 513석을 차지하는 데 그친 보수당을 누르고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영국 <가디언>은 "수낵 총리의 거대한 도박"이라며 "여론조사가 맞다면 노동당은 이번 총선에서 편하게 승리를 거두고 스타머 대표가 차기 총리직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타머 대표는 물가 상승과 공공 서비스 악화, 상하수도 오염, 범죄율 증가 등을 거론하면서 "보수당에 5년을 더 주면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라며 "영국은 더 나아질 자격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총선은 이 나라가 기다려온 순간"이라며 "더 나은 미래와 공동체, 국가를 위해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조기 총선은 보수당에 훨씬 위험한 전략"이라면서도 "많은 유권자가 부동층으로 남아 있는 상태라서 노동당 내부에서는 겉에서 보기와 달리 아직은 우위가 완전히 견고하지는 않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라고 전했다. 
#영국 #보수당 #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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