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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철거시민행동의 세종보 천막농성 100일 기자회견 모습 ⓒ 김병기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은 팽개치고 4대강 16개 보 해체는커녕 14개의 댐을 또 건설하겠다고 하여 불타는 집에 기름을 들이붓고 있다. 이명박이 4대강 사업 22조 2000억 원으로 토건재벌들과 돈 잔치를 벌이더니, 윤석열 정부도 14개 댐 사업비 12조 원으로 돈 잔치를 할 모양이다."
세종보 천막농성 100일 째 되는 날인 6일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성호 대전충남녹색연합 상임대표가 일갈한 말이다. 문 대표는 윤석열 정부에 대해 이같이 성토한 뒤 "법 앞에 만민만 평등한 검찰공화국에 이어 국민의 안전과 생명마저 토건재벌들의 돈벌이로 팔아먹는 녹조곤죽공화국을 국민들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철거시민행동, 농성 100일 기자회견... "산 강의 증거 지켰다"
이날 오전 11시 세종보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시민행동)이 주관했고, 2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 4월 29일, 세종보가 닫힌다면 수몰이 예정된 상류 300m 지점의 하천부지에서 천막을 치고 100일 째 농성을 이어온 시민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세종보 재담수 계획 철회와 물정책 정상화를 촉구했다.
기자회견의 사회자인 임도훈 시민행동 상황실장은 "환경부는 올해 5월 초에 세종보 재가동을 공언했지만, 지금 금강은 잘 흘러가고 있다"면서 "하굿둑에 막힌 금강 하류에는 녹조가 잔뜩 끼어있는데 지금 흐르고 있는 세종보 구간에서는 녹조를 찾을 수 없다, 이렇게 살아있는 강의 증거를 지키려고 100일간 투쟁을 해왔다"고 말했다.
첫 발언자로 나선 문 대표는 "환경부가 어리석은 판단을 하여 세종보를 재가동한다면 우리는 그 자리에서 수장될 각오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금강의 천막농성장은 국민과 비인간 존재의 생명을 살리는 최전선이자 최후의 보루"라고 강조했다.
"세종보 세우면 세종시민 건강에 악영향... 막무가내 윤석열 정부"
박창재 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윤석열 환경부는 세종보 해체 비용 300여억 원의 10%에 달하는 30억 원을 들여서 '죽은 보' '좀비 보' '고물 보' '애물 보'를 보수한 뒤 다시 일으켜 세우려하고 있다"면서 "다시 가동될지 의심스럽고, 가동이 된다면 세종시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처장은 이어 "(보가 가동된다면) 그렇지 않아도 안개 일수가 많은 세종의 안개는 1.5배 이상 늘어나고, 간에 치명적인 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을 함유한 녹조가 에어로졸 형태로 확산돼 시민 건강을 위협할 것"이라며 "아름다운 모래톱이 형성돼 있고, 모래가 흐르는 금강에 다시 펄이 쌓이고 악취가 풍기면 시민들도 금강을 찾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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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철거시민행동의 농성 100일 기자회견 모습. ⓒ 환경새뜸 갈무리
이어 성은정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금강을 흐르게 두자는 뜻 하나로 이렇게 100일째 환경부와 세종시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면서 "과거 국가를 자신의 사유재산 축적 대상으로 삼았던 이명박 정부 시절의 관료들이 고스란히 장차관으로 앉아서 또 다시 나라를 개발 이익의 대상으로만 보는 무리들의 편에 서서 금강을 가두려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성 위원장은 "(환경부와 세종시는) 천막농성을 하는 활동가들이 막무가내로 반대하고 있다고 하는데, 따져 묻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2021년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보 해체를 결정했으나 2023년 4대강 보 존치로 국가물관리계획을 변경하는 근거와 자료 요구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지 않습니까? 환경부에 항의도 하고 질의도 하고 질의서를 한화진 (전)환경장관에게 직접 전달하려고도 했는데, 국가권력은 그런 활동가를 구속하고 고발하고 있습니다. 이런 걸 막무가내라고 합니다."
김재섭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2년 연속 세수 펑크, 이로 인한 지방교수세 감소로 지역의 시민들의 삶은 계속 피폐해지고 있다"면서 "이런 와중에 지자체장들은 자기 치적 쌓기에 골몰하면서 세금을 펑펑 쓰고, 환경부는 이미 실패한 사업으로 판명난 4대강 보 사업에 수백억, 수조 원을 쏟아 부어서 돈을 낭비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물 정책 나락으로 이끌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문은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이 대독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그럴듯한 이름은 붙였지만, 사업 이후 우리 강은 죽어가기 시작했다"면서 "고인 물은 썩는다, 막힌 강은 죽는다는 것을 우리는 몸으로 학습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물 정책을 나락으로 이끌고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열거했다.
"어렵게 확정한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을 위법적으로 취소했고, '2021-2030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을 '자연성 회복'이라는 문구를 삭제하는 조악한 수준으로 졸속 변경했다. 그 과정에서 거버넌스, 민간협치는 전부 묵살되었고, 민주주의의 가치는 철저하게 훼손되었다. 이제는 적확한 조사나 연구 없이 홍수와 가뭄을 대비한다면서 전국 14곳에 실효성 없는 신규 댐 건설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이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고도 우리 강과 산을 가차 없이 훼손하는 제2의 4대강 사업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들은 또 "국가물정책이 그야말로 나락으로 빠져가고 있고 세종보 재가동은 그 신호탄이 될 것"이라면서 "보 재가동 추진이 중단되고, 보 처리 방안 취소와 국가물관리기본계획 변경이 정책적 재검토에 들어갈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편, 하루 전인 지난 5일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상생발전을 위한 충청권공동대책위원회도 '세종보 재가동 반대 천막 농성 100일에 즈음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대책위는 환경부를 향해 "세종시를 세계적인 환경생태적 모범도시로 건설하는데 정면으로 역행하는 세종보 재가동을 즉각 백지화하라"면서 "세종보가 재가동된다면, 이들 생태계는 다시 붕괴되어 녹조와 악취가 풍기는 죽은 강으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세종시는 도시건설의 이념으로 채택한 자연과 인간, 보전과 개발의 조화로 순환하는 지속가능한 도시가 되기는커녕 세계적인 실패 사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책위는 세종시를 향해서도 "세종보의 재가동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계적 생태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세종보 상류지역의 환경과 생태를 잘 보전하고, 이를 널리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세종시를 만드는 지름길"고 강조했다.
보철거시민행동은 천막농성 100일째인 이날 기자회견에 이어 오후 7시부터 농성장에서 투쟁 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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