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제목 어때요?
최혜선
<오마이뉴스> 최은경 편집기자가 쓴 책 <이런 제목 어때요?>에서 '제목 짓는 마음, 혹은 눈'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읽으니, 그렇게 핑계를 대고 포기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라고 그렇게 쉽게 뚝딱 하고 제목 뽑는 마술을 부리고 있는 게 아니었다. 같은 글을 두고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좋은 제목을 뽑아낼 수 있을지 스터디를 하고, 10개씩 제목을 뽑아보는 수고를 마다지 않았으며, 글을 쓴 사람이 기사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를 헤아려보는 마음이 있었다.
게다가 <오마이뉴스>에 보내는 기사는 기자님의 능력을 빌면 된다지만 다른 글은? 블로그, 브런치 같은 플랫폼에 올리는 글도 조금 더 많은 독자들에게 닿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자 나에게도 클릭을 부르는 제목을 뽑아내는 안목이 시급하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글을 발행하기 전에 예전보다는 조금 더 생각을 해 본다. 이걸 최은경 기자님이라면 뭐라고 제목을 붙이시려나? 하면서. 하지만 책에서 저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잘 하는 사람이 목표가 될 필요는 없다고. 자기 방식대로 자기만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 진정 실력자라고 말이다.
이 책에서 찾은 몇 가지 팁을 가슴에 품고 내 글에 내가 만족할 만한 제목을 붙이는 실력자가 되어보고 싶다.
첫째 글을 다 쓰고 혹은 글을 다 읽고 무슨 말을 하는 글인지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다면 소화를 잘 시킨 것. 글의 내용을 잘 틀어쥐고 있다면 그 상태에서 뽑은 제목은 너무 의심하지 말 것.
둘째 성공의 경험을 더 많이 갖고 싶다면 먼저 성실할 것. 같은 내용을 읽어도 다른 제목은 얼마든지 가능하니 여러 각도에서 가능한 한 제목을 많이 뽑아볼 것. 조사를 바꿔 차이를 느껴보고, 문장의 앞 뒤 순서를 바꿔 의미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테스트해보고.
셋째 '오늘의 제목'을 기록해 볼 것. 좋은 글을 쓰려면 좋은 글을 많이 봐야 하는 것처럼 좋은 제목도 그렇다. 내가 발견한 좋은 제목에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 짚어보다 보면 어느새 나도 거기에 가까이 가 있을지도 모르니.
'제목 잘 뽑는 안구'가 시급한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이런 제목 어때요? - 22년 차 편집기자가 전하는 읽히는 제목, 외면받는 제목
최은경 (지은이),
루아크,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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