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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20년 더 쓰겠다"...2024년 상반기 올해의 뉴스게릴라 시상식

[현장] 김지영, 김형남, 육아삼쩜영, 이봉렬, 이혁진, 임성희, 장소영 수상

등록 2024.08.30 16:17수정 2024.08.30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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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오마이뉴스 2024 상반기 '올해의 뉴스게릴라' 수상자 김지영(왼쪽부터), 김형남, 임은희, 이봉렬, 이혁진 시민기자.

오마이뉴스 2024 상반기 '올해의 뉴스게릴라' 수상자 김지영(왼쪽부터), 김형남, 임은희, 이봉렬, 이혁진 시민기자. ⓒ 남소연


"인터넷 저널리즘의 역사를 만들어 온 오마이뉴스와 함께해 기뻤다. 오마이뉴스가 2000년 2월 창간했는데, 제가 4월 등록해 지금까지 780여 개 정도 기사를 썼다. 그때 친구들이 '너한테 상 주는 걸 보니 그 매체 오래 못 가겠다'며 웃었는데, 벌써 24년 됐잖나? 50주년 될 때 한 번 더 상 받으면 좋겠다. 그때까지 이 매체가 자리를 잘 지키고 발전했으면 좋겠다."

반도체 노동자로 30년 살아온 이봉렬 시민기자가 소감을 말하자 청중석에서 웃음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지난 29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오마이뉴스 사옥의 '2024 상반기 올해의 뉴스게릴라 시상식' 현장에서다.

이날 수상자로는 총 6명+1팀(김지영, 김형남, 육아삼쩜영, 이봉렬, 이혁진, 임성희, 장소영)이 선정됐다. (관련 기사: "암투병 중 놀라움 그 자체... 가문의 영광입니다" https://omn.kr/29xw9 ).

"여전히 희망이 있음을 확인받는 시간"

a  오마이뉴스 2024 상반기 '올해의 뉴스게릴라' 수상자 이봉렬 시민기자.

오마이뉴스 2024 상반기 '올해의 뉴스게릴라' 수상자 이봉렬 시민기자. ⓒ 남소연


다채로운 직업과 배경을 지닌 시민기자들만큼이나 이날 시상식엔 다양한 이야기가 함께 했다.

싱가포르에 살면서 '대통령 반도체 특별과외' ( https://omn.kr/2724s )를 연재 중인 이봉렬 시민기자는 식 참석을 위해 미국 동부~서부 거리와 비슷하다는 4600km를 날아왔다. 그는 2000년 오마이뉴스의 창간과 함께 24년 활동을 이어왔다.


a  오마이뉴스 2024 상반기 '올해의 뉴스게릴라' 수상자 이혁진 시민기자.

오마이뉴스 2024 상반기 '올해의 뉴스게릴라' 수상자 이혁진 시민기자. ⓒ 남소연


최근 '베이비부머의 집수리' ( https://omn.kr/29vze )연재를 시작한 70세 이혁진 시민기자는 6070 시니어 세대의 고유한 관점과 탈북민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 암투병 중에 쓴 기사로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에게 기사쓰기는 "삶의 동기"이자 "가능성을 확인하고, 여전히 희망이 있음을 확인받는 시간"이었다. 이혁진 시민기자는 "제 맛없는 글을 가져다 양념으로 간을 맞추고, 사골 국물처럼 잘 우려내줬던 편집기자님들께 감사드린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a  오마이뉴스 2024 상반기 '올해의 뉴스게릴라' 수상자 김형남 시민기자.

오마이뉴스 2024 상반기 '올해의 뉴스게릴라' 수상자 김형남 시민기자. ⓒ 남소연


군인들의 인권 향상을 위해 일하고 있는 김형남 시민기자(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의 '갑을,병정' 연재 ( https://omn.kr/1zlv7 ) 는 최근 연재 100회를 넘겼다. 그는 "연재 시작할 땐 이렇게 오래 쓸 줄 몰랐다"며 "돌아보니, 군에서 죽은 이들이 왜 죽었는지 조명하는 기사가 많더라. 그만큼 군에서 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는 것"이라 말했다.

"그럼에도 뿌듯한 건 예전 기사가 더는 유효하지 않을 때, 문제가 해결됐을 때다. 순직 인정을 못 받다가 뒤늦게 인정돼 국립묘지에 안장된 변희수 하사 건이 그렇다. 그러나 '군인이 그것도 못 버티냐'는 악플들을 볼 때, 죽어야만 이해 받는 현실을 볼 때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느낀다."

"오마이뉴스와 함께 성장... 글 쓸 수 있음에 감사를"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육아 이야기를 써도 될까' 의문이 깊었다. (...) 험난한 양육 세계를 밝히는 글쓰기, 그 등불을 함께 밝히는 동지들에게, 또 기꺼이 담아주는 오마이뉴스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 (박순우 시민기자 사전 소감 중)

a  오마이뉴스 2024 상반기 '올해의 뉴스게릴라' 수상자 임은희 시민기자.

오마이뉴스 2024 상반기 '올해의 뉴스게릴라' 수상자 임은희 시민기자. ⓒ 남소연


'그룹 육아삼쩜영' ( https://omn.kr/group/jaram3.0 )은 한국과 미국 등지에 사는 양육자들이 모여 더 나은 양육을 고민하는 시민기자들 모임이다. 이날 대표로 참석한 임은희 시민기자는 "경쟁을 부추기는 게 현실이라 학부모로선 내심 불안하다"면서도 "'아이를 사랑한다'는 비슷한 마음, 같은 고민을 지닌 이들이 서로 의지하며 글 쓸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임 시민기자는 이날 대법원 판결로 교육감 직을 상실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관련 뉴스(기사보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제 아들이 조희연 혁신교육의 직접 수혜자였는데, 오늘 안 좋은 소식이 들려 너무 안타깝다"면서도 "잠깐은 후퇴하는 것 같아 보여도, 멀리 보면 더 나가기 위한 걸음일 거라 믿는다. 더 나은 교육이 만들어지리란 희망을 잃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민기자들의 수상 소감은 대부분 '감사'였다. 공간을 내준 오마이뉴스에, 편집기자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또 하나의 키워드는 '성장'이었다. 기사쓰기를 통해 하루하루 일상 속, 사회와 현실을 보는 애정 어린 비판을 연습한 덕에 "저 스스로도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김형남)"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노동자, 이민자, 활동가... 오연호 대표가 노래 부른 이유

a  오마이뉴스 2024 상반기 '올해의 뉴스게릴라' 수상자 김지영 시민기자.

오마이뉴스 2024 상반기 '올해의 뉴스게릴라' 수상자 김지영 시민기자. ⓒ 남소연


택시노동자의 분투와 애환을 그려낸 연재 '나는 택시 운전사' ( https://omn.kr/26ze1 ) 로 수상한 김지영 시민기자는 "제가 글쓰기로 얻은 게 많다. 일단 '나도 글을 쓸 수 있다'는 걸 알았고, 출판 제안이 여럿 왔다. 짭짤한 원고료도 그렇고(웃음), 또 제 삶 전체가 매우 풍요로워졌다"며 웃었다. 그는 "앞으로 한 20년만 더 쓰겠다"고도 했다.

독립운동가, 참전용사 등 '다가서다' ( https://omn.kr/24izg )를 미국에서 연재 중인 장소영 시민기자는 25년 친구 이지연씨가 대신 참석했다. 이씨는 이날 "소영이가 미국에서 아이 셋 키우며 사는 바쁜 중에 기사를 썼다는 게 부럽기도, 뿌듯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자랑스럽다. 이민 생활이 외로울 텐데 글 쓰는 순간들이 친구에게 굉장한 격려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녹색연합 활동가로 '임성희의 환경리포트' ( https://omn.kr/24fng )를 연재 중인 임성희 시민기자도 직장 행사로 불참했지만 소감을 전해왔다. 그는 "국가에서 상을 준다고 하면 준대도 거절했을 텐데, 오마이뉴스라서, 그것도 누구나 탐내는 상을 줘 받게 됐다"며 "상금은 조금만 기부하고, 나머진 제 연말 친환경 휴가비로 쓰겠다"라는 수상 소감을 밝혀 웃음을 줬다.

이날 오연호 대표기자는 수상을 축하하면서 "얼어붙은~ 달 그림자~"로 시작하는 노래 <등대지기> 한 소절을 불러 박수를 받았다. 그는 "내년이 창간 25주년인데, 지금껏 변함없는 건 '시민기자제'"라며 가사 중 '생각하라 저 등대를 지키는 사람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을' 부분을 인용했다.

" '시민기자들은 왜 계속 기사를 쓸까?' 묻게 된다. 아마 저 '사랑의 마음', 시민기자들이 24년 동안 글을 써온 동력은 '사랑의 마음'인 것 같다. 사회를 위한, 내 주변 동료와 지구촌, 한반도를 위한 사랑을 지속적으로 품어오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박수원 뉴스본부 본부장은 "보내온 사전 소감들이 감동적이었다. 오마이뉴스에 대한 애정이 짙게 느껴져 먹먹하기까지 했다"며 "기자들의 '선한 의지'가 지난 24년을 이어온 힘"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선필 노조위원장 또한 "만 15년 취재기자인 저 또한 시민기자들의 관점과 시선에서 많이 배운다. 언론 지형은 갈수록 악화되지만, 구성원들과 회사를 성장시키는 큰 동력 중 하나는 바로 여러분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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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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