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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억 투자 일본 기업 실체 있나? 고양시장 "업체 정보 잘 몰라"

㈜나이티 관련 정보 '전무', 회사 주소지엔 아파트... 해외출장 성과 홍보용 비판

등록 2024.09.05 14:00수정 2024.09.0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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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동환 시장은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에서 주식회사 나이티(Naity) 요네야마 유우이치 대표와 300억원 규모의 일산테크노밸리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이동환 시장은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에서 주식회사 나이티(Naity) 요네야마 유우이치 대표와 300억원 규모의 일산테크노밸리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 고양신문


이동환 시장이 최근 해외 출장 성과로 자랑했던 '일본 기업 300억 투자협약 체결'과 관련해 실체 없는 협약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투자를 약속했다는 ㈜나이티라는 기업의 실체가 불분명한데다가 정작 고양시는 협약체결 과정에서 해당 업체와 관련된 어떠한 세부자료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이은 해외 출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성과 부풀리기 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이동환 시장은 일본-베트남 해외출장 방문 이튿날인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를 방문해 ㈜나이티(Naity) 요네야마 유우이치 대표와 300억원 규모의 일산테크노밸리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해당 업체와는 지난달 6일 일본 IP제작위원회가 개최한 한일교류회를 통해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이후 지속적인 소통을 진행해오다가 이번에 투자의향서(LOI)까지 체결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경제자유구역추진과 관계자는 "투자 의향을 밝힌 나이티라는 업체는 IT 및 소프트웨어 분야에 클라우드 기반의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라며 "실제 현지에서 만나본 결과 매우 유망한 기업이었고 그쪽에서 투자 제안을 먼저 했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투자의향서를 체결한 ㈜나이티가 실제 300억 원을 투자할 역량을 갖춘 기업인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고양신문> 취재 결과 해당 업체는 비상장 회사로서 기업 홈페이지는 고사하고 관련 정보나 기사검색조차 거의 되지 않았으며, 그나마 최근 검색된 뉴스들은 지난달 6일 나이티 업체가 직접 배포한 한일IP제작위원회 설립 및 고양시와의 업무협약 내용을 홍보하는 보도자료 내용이 전부였다.

심지어 해당 업체가 고양시에 제출한 회사이력서에 명기된 사무실 주소를 추적해본 결과 회사건물이나 오피스텔이 아닌,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아파트로 확인됐다. 300억원 투자능력은 고사하고 회사의 실체조차 불분명한 상황이다.

a  300억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힌 ㈜나이티 업체 주소로 확인된 도쿄 미나토구 이이쿠라 힐즈 전경. 해당 건물의 정보에 따르면 지상 12층, 총 호수 128호 규모의 아파트로 소개되어 있다.

300억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힌 ㈜나이티 업체 주소로 확인된 도쿄 미나토구 이이쿠라 힐즈 전경. 해당 건물의 정보에 따르면 지상 12층, 총 호수 128호 규모의 아파트로 소개되어 있다. ⓒ 고양신문


이 같은 지적은 3일 시의회 시정질의에서도 제기됐다. 정민경 시의원(능곡·백석)은 "300억 투자협약과 관련해 담당부서에 해당 기업에 대한 세부자료를 요청했지만 법인의 등기부등본과 이력서가 전부였다"며 "정보도 거의 없는 이런 기업과 무슨 생각으로 투자협약을 맺은 건가"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시 업무제휴 및 협약에 관한 조례 제5조'에 따르면 시장은 협약체결에 앞서 "제휴기관의 적정성, 업무처리능력 등 제반여건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즉 투자협약에 앞서 기업의 투자능력 등에 대해 사전 검토했어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실체도 없는 '300억 투자유치'를 홍보하는 등 성과 부풀리기에만 집착한다는 지적이다.


a  3일 정민경 시의원 시정질문 추가질의 시간에 이동환 시장과 정 의원이 '300억 투자의향서' 체결에 대해 일문일답하고 있다.

3일 정민경 시의원 시정질문 추가질의 시간에 이동환 시장과 정 의원이 '300억 투자의향서' 체결에 대해 일문일답하고 있다. ⓒ 고양신문


이에 대해 이동환 시장은 "(기업의 구체적인 정보에 대해서는)추후 보고하도록 하겠다. 내용은 명확하지만 지금은 말씀드리기 곤란한 부분이 있다"고 답변했다. 정민경 의원이 "기업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않고 투자협약을 맺은 것인가"라고 재차 묻자 이 시장은 "세부적인 내용은 부서에서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 알려드리겠다. 300억 투자 제반여건은 충분히 갖고 있는 기업으로 알고 있다"며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사실상 3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의향서 외에는 해당 기업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에 정민경 의원은 "300억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면서 정작 해당 기업으로부터 회사 포트폴리오나 재무제표 같은 기본적인 자료조차 받지 못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심지어 투자협약과 관련된 구체적인 협약내용조차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의 투자유치 허구성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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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장 #이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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