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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이 나서 전쟁 반대 평화대회 연다"

[인터뷰] 민통선 안 캠프 그리브스에서 2024세계예술인한반도평화대회 여는 임진택 조직위원장

등록 2024.09.11 13:45수정 2024.09.11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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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임진택 2024세계예술인한반도평화대회 조직위원장

임진택 2024세계예술인한반도평화대회 조직위원장 ⓒ 2024세계예술인한반도평화대회 조직위원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전쟁 위협을 없애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예술가들이 먼저 시작하겠습니다."

전쟁은 20세기의 유물로 남을 거라고 많은 이들이 생각했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세계 각지에서 새로운 전쟁이 시작되고 있다. 세계의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풍선을 날리고 확성기를 쏘며 남북 긴장 또한 매우 높은 상태다. 대화와 협력이 사라진 자리를 도발과 무력이 채우고 있다.

이에 예술인들이 나섰다. 9월 12일부터 13일까지 1박 2일로 2024세계예술인한반도평화대회를 개최하기로 한 것이다. 개최를 이틀 앞둔 10일, 임진택 조직위원장과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임 조직위원장은 연극연출가, 판소리 명창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통일 운동 등 사회 활동에도 힘써왔다. 아래는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 오는 12일부터 2024세계예술인한반도평화대회(아래 평화대회)를 진행한다. 어떤 행사인가.

"작년 정전협정 70년을 맞아서 세계예술인한반도평화선언을 국내외예술인 1100명의 서명으로 모든 전쟁에 대해 반대하는 선언을 진행한 적이 있다. 하지만 작년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팔레스타인에서 새로운 전쟁이 시작되었고 한반도에서도 전쟁의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작년의 성과를 이어서 평화대회를 준비했다. 이번 대회가 보다 적극적이고 지속적이며 더 넓은 세계예술인들의 연대를 위한 대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올해는 9월 12일 컨퍼런스와 평화의 밤 교류행사 그리고 13일 평화대회로 해서 1박2일로 진행한다."

- 조직위원장을 맡은 소감이 어떤가.

"나는 전쟁 시기 태어나서인지, 내 작업은 자연스럽게 전쟁 이후 한국 사회에 관한 이야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사회에 반응하는 예술작업이나 예술가들의 사회행동에도 많이 참여했다. 이번 행사도 다르지 않다. 지금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에 대하여 침묵할 수 없었다. 또한 평화를 위한 행사인 만큼 정파적이고 지역적인 차원을 넘어 보다 다양한 목소리가 함께 하였으면 하는 바람으로 작년처럼 행사조직위원회를 구성했다. 나도 한 사람의 선배 예술가로 할 수 있는 자기 역할을 다하려고 한다."


"언제 국지전 번질지 알 수 없는 분위기... 평화 위한 시민 연대 절실"

a  작년 열린 2023세계예술인한반도평화선언 모습

작년 열린 2023세계예술인한반도평화선언 모습 ⓒ 2024세계예술인한반도평화대회 조직위원회


- 올해 행사가 가지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 무엇인가.


"현재 지구촌 어딘가에는 전쟁이 한창이다. 예술가들은 이런 현실에 눈감을 수 없는 감각을 타고 난 사람들이다. 예술가들은 항상 전쟁의 비극에 반응하고 자기 예술로 기록해 왔다. 12일 행사가 열리는 캠프 그리브스는 민통선 안에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미군기지였다. 그 기지가 그대로 남아 있어서 분단을 체험하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곳이다. 우리가 많은 통제가 있는 그곳에 굳이 들어가서 행사를 하는 이유는 분단과 휴전의 현장에서 평소에 느끼지 못하는 감각들을 깨우고 예술적인 상상을 통해서 평화에 더 가깝게 가기 위함이다. 전쟁은 우리에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가장 가까이 있는 현실이라는 것을 느끼고 평화를 위해 행동하는 출발이 되길 원한다."

- 그동안의 이런 주제의 여러 행사가 있었는데, 다른 점이 있다면?

"보통 이런 행사는 정치단체나 시민단체들이 주최하고 예술가들은 그 행사를 빛내는 도구적인 역할만을 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평화대회는 다르다. 예술가들 스스로가 발동되어 예술가들이 주인으로 만들어서 행동하며 세계 시민들에게 더 큰 연대를 제안하는 성격이다. 이제 시작하는 것이라, 올해 행사의 규모는 작을 수 있다. 하지만 올해를 시작으로 세계의 평화를 사랑하는 예술가들이 매년 한반도에 모여 평화축제를 벌여가는 대회로 거듭났으면 한다."

- 최근 남북관계에 대한 예술인들의 생각들은 어떤가.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전쟁 위협을 없애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거다. 한반도 주변에서는 전쟁 연습이 쉬지 않고 일어나고 있고 더욱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서로의 혐오를 조장하고 키우는 행위들이 우리 행사가 있는 접경지역에서 지금도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 이러다가는 언제 국지전으로 번질지 알 수 없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평화가 정착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대회에서 외치듯, 전쟁을 지원하고 조장하는 모든 것에 반대하고 투쟁하는 일에 우리 시민들이 보다 앞장서야 한다. 예술가들이 먼저 시작하겠다."

- 세계예술인들과 예술을 사랑하는 시민들에게 하고 이야기가 있다면?

"정의로운 전쟁은 없다. 예술은 전쟁의 참혹한 광경을 지켜봤고 기록해 왔다. 그리고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이런 전쟁을 또 하고 싶냐고. 그리고 전쟁의 상처에 대해 끊임없이 위로의 노래를 불러왔다. 그런 예술가들이 이제 스스로 먼저 일어났다. 시민 여러분의 높은 관심과 참여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예술은 그런 지지와 관심 속에 더 좋은 꽃을 피운다. 이번 2024세계예술인한반도평화대회를 지켜봐 주시고, 매년 전 세계의 예술인들이 찾는 행사가 되도록 함께해 주시기 바란다."

a  2024세계예술인한반도평화대회 포스터

2024세계예술인한반도평화대회 포스터 ⓒ 2024세계예술인한반도평화대회 조직위원회

#2024세계예술인한반도평화대회 #남북관계 #남북평화 #임진택 #캠프그리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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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교육언론[창]에서도 기사를 씁니다. 제보/취재요청 813arse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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