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책들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진열되어 있다. 시민들이 한강 작가의 책들을 살펴보고 있다.
이정민
반면 발걸음을 돌려야 했던 이들도 있었다. 비슷한 시각 엘리베이터 근처에서 만난 이아무개(51, 여)씨는 "오늘 아침 신문을 보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알았다"며 "그동안의 수상자들과 달리 젊은 아시아 여성 작가가 받은 게 멋지다. '살면서 이런 날도 오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남은 책을 찾지 못한 그는 "<채식주의자>를 사고 싶어서 개점 시간 맞춰서 왔는데 품절되어 아쉽다"고 했다.
<소년이 온다>를 사러 온 김영빈·김창엽(18, 남) 학생도 서점 관계자에게 "한강 작가의 책이 남아 있는지" 물었으나 "없다"는 답을 듣고는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들은 "한국 작가들이 인정을 받는다는 생각에 기뻤고 너무 존경스럽다"면서 "이번 기회에 한강을 포함한 여러 작가의 책을 많이 읽어보자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특별매대에 <검은 사슴> <작별하지 않는다> <희랍어 시간> <흰> 등이 입고됐다. 사람들은 다시 한번 줄을 지어 책을 손에 집었다. 가장 앞줄에 서서 추가 입고된 책을 종류별로 구매한 이서윤(60, 여)씨는 "어제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 이후 밤새 작가님에 대한 영상을 봤다"며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벅차다"고 했다. 이어 "함께 시 낭송을 하는 분들과 작가님의 책 낭송을 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 이천에서 아침 일찍 지하철을 타고 온 김신성(87, 남)씨는 "과거 <채식주의자>를 읽고 '아 이 작가는 분명 빛을 볼 것이다'라고 생각했다"며 "한강 작가의 글에는 인간 내면의 세계를 들여다보려는 노력이 느껴진다"고 했다. 또 "한국의 드라마와 음악에 이어 한국 문학도 세계적인 반열에 설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경사인가. 노벨문학상 수상 작품을 우리 글로 읽는다는 생각에 자부심이 생긴다"면서 "자녀들과 지인들에게 오늘 구매한 책을 선물할 것"이라고 했다.
한강 운영하는 서촌 책방도 '북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