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회 강력한 경고, 타 시의회와 달랐다"

보철거시민행동, 15일 '세종보 재가동 철회 결의안 채택' 환영 논평

등록 2024.10.15 11:29수정 2024.10.1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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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특별자치시의회는 11일 제93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이순열 의원이 대표 발의한 ‘세종보 재가동 전면 철회 및 금강 수생태계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세종특별자치시의회는 11일 제93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이순열 의원이 대표 발의한 ‘세종보 재가동 전면 철회 및 금강 수생태계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세종시의회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보철거시민행동)은 최근 세종시의회가 '세종보 재가동 철회 및 금강 수생태계 보호 결의문'을 채택한 것에 대한 환영 논평을 냈다. 이들은 "환경부가 졸속으로 추진하는 세종보 재가동에 대해, 세종시의회가 사회적 합의 부재와 금강의 수생태계 훼손을 언급하며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세종특별자치시의회는 지난 11일 제93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이순열 의원이 대표 발의한 '세종보 재가동 전면 철회 및 금강 수생태계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 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순열 의원은 "현 정부와 세종시가 금강물을 가두고 바꿔나가려고 하는 것은 인공적으로 물을 가둔 관광객의 유희만을 위한 것이다"라며, "세종보 재가동으로 인한 수생태계 훼손을 막고자 한다"며 결의안 채택의 이유를 설명했다.

"세종시, 4대강 사업 부활의 첨병 역할 자처"
 세종보 재가동 중단 및 물정책 정상화를 위한 천막농성
세종보 재가동 중단 및 물정책 정상화를 위한 천막농성대전충남녹색연합
 세종보 재가동을 앞두고 세종시가 세종보 주변 퇴적지의 준설과 수목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세종보 재가동을 앞두고 세종시가 세종보 주변 퇴적지의 준설과 수목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병기

이에 보철거시민행동은 15일 발표한 논평을 통해 "세종시의회의 결의안 채택을 환영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그 배경을 설명했다.

"세종시민을 비롯한 국민들은 4대강 사업이후 수문이 닫힌 금강에, 녹조가 발생하고 수질이 악화되면서 펄이 쌓이고 악취가 진동했던 모습을 목격했다. 세종시는 2018년 수문 개방 이후 강이 회복되는 모습을 증명한 유일한 지역이기도 하다. 지난 2019년에는 세종시와 환경부, 국토부, 행복청 등이 MOU를 맺고 '금강 세종구간 자연성 회복 선도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종보 철거 계획이 반영된 자연성 회복 선도사업은 유야무야 중단됐고,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라는 개발 사업이 추진되기 시작했다. 강의 자연성 회복의 방향은 철회되고, 금강을 야간경관 조성과 수상 레포츠 활용 같은 관광 자원으로 전락시켰다. 세종보 재가동을 중앙정부에 반복적으로 요청하면서, 4대강 사업 부활의 첨병을 자처하고 있다."

보철거시민행동은 이어 "올해 장마 이후 이상 고온이 지속되면서 전국의 강과 호수에서 녹조가 창궐하고 있다"면서 "(4대강 16개 보 중) 유일하게 세종 구간만이 세종보 개방으로 물의 흐름이 유지되고 적정 수온을 유지하면서 녹조 발생이 억제되고 있는데, 세종보 수문이 닫히면 세종에도 녹조가 창궐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수문이 열려 힘차게 흐르고 있는 금강. 금강 세종보 구간엔 지난 5년 동안 녹조가 없었다. 흐르는 강엔 녹조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수문이 열려 힘차게 흐르고 있는 금강. 금강 세종보 구간엔 지난 5년 동안 녹조가 없었다. 흐르는 강엔 녹조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세종시장은 시민들의 안전과 쾌적한 환경 제공해야"

이들은 또 최근 최민호 세종시장이 세종시의회의 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추가경정예산을 전액 삭감에 반발해 단식농성한 것을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세종시장이 단식투쟁하면서 지켜내야 할 것은 세종보를 재가동해 경관을 조성하고 오리배를 띄운 정원박람회 따위가 아니라, 시민들의 안전이다. 오히려 환경부에 세종보 재가동 중단을 강력하게 요구해 청산가리 6,600배에 달하는 녹조 독성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고, 생물다양성의 보고인 금강의 수생태계를 보전해 시민들이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마땅하다."

"세종시의회의 강력한 경고, 다른 시의회와 달랐다"


보철거시민행동은 "세종시의회는 '세종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녹조 등 수질 예산이 낭비되는 일을 막아야 하며, 미개하고 후진적인 개발행위는 어떠한 변명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는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면서 "지자체장과 지방의회가 결탁해 막개발 거수기처럼 의결하는 타지자체 시의회의 모습과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한편, 세종시의회는 결의문을 채택하면서 ▲세종특별자치시의 금강 개발행위 중단 ▲국가물관리위원회의 세종보 재가동 결정에 대한 전면 재검토 ▲인위적으로 금강을 훼손하는 정책 적극 제재 ▲금강의 수생태계 보호를 위한 환경부 본연 기능의 충실 등을 요구했다.

세종시의회 결의문 전문... "포장만 화려한 개발에 매몰돼 우려스럽다"

다음은 세종시의회가 채택한 '세종보 재가동 전면 철회 및 금강 수생태계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 촉구 결의문' 전문이다.

"과거 빛나는 윤슬을 자랑하며 흐르던 금강은 낚싯배가 떠다니고 주민들이 생활하던 중요한 수원이자 400만 충청인의 생명수였다. 그러나 지금의 정부와 세종시가 바꾸어 나가려고 하는 것은 고작 요란한 모터소리를 내며 물살을 가르는 소수의 레저활동이나 물이 가득한 모습을 보며 느끼는 잠시의 여유, 인공적으로 가둔 물을 구경하기 위해 오고 가는 관광객의 유희만을 위한 것이다.

금강은 세종보 가동으로 인해 창궐했던 녹조를 건강하게 회복하고 다양한 야생생물이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자정했고, 우리는 그 소중한 생명들과 함께 공존을 논의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그러나 환경부는 자연성 회복은 외면한 채 2023년 7월 20일 감사원의 '금강·영산강 보 해체 및 상시개방' 감사결과가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4대강 보 처리방안에 대해 재심의를 요청했고, 국가물관리위원회는 단 15일 만에 세종보 재가동을 결정했다. 또한 금강의 세종권역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 세종시마저 '비단강 금빛 프로젝트'라는 포장만 화려한 개발에 매몰되어 있어 심히 우려스럽다.

환경부는 금강을 파괴하는 세종보 재가동을 '정상화'라 포장하고 지속해서 개발을 계획하며 무서운 굉음과 자연훼손으로 수많은 야생생물을 쫓아내기에 여념 없는 행위를 하면서, 도시미관과 이익이라는 솔깃한 미끼로 시민들의 눈을 가리고 생각을 멈추게 하고 있다.

2020년 세종보 해체에 대해 시민의 56.6%가 찬성했고, 세종보 재가동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환경부와 세종시는 금강 개발을 멈추지 않고 세종보 재가동의 의지를 재차 보여줬다. 이것은 시민을 무시하고 환경과 보의 기능을 모르는 우리 시대 상식의 빈곤이다.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행복도시 기본계획을 운운하는 정치적 논리는 설득력 없는 소모적 논쟁만 불러올 뿐이다. 참여정부 시절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기본계획에 담긴 수중보 설치에 관한 계획은 이미 담수로 인한 환경피해에 대해 수많은 전문가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으로 계획 수정이 필요함이 증명되었다. 당시 수중보의 계획은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고 자연정화, 식생 정화 등 하천 수질 향상 방안을 마련하라는 단서가 함께 수립되었음에도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개발의 부작용과 인간의 과오를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그런데도 수원 확보와 친수기능의 이익 극대화를 외치며 세종보 재가동을 추진하는 주체는 그 이익이 누구를 위한 이익인가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금강의 주인인 생물들의 은신처가 사라진 기괴한 모양의 정돈된 강바닥과 콘크리트 덩어리가 우리에게 어떤 이익을 주는 것인가 시민들이 직접 판단해야 할 문제이다.

댐으로 물길을 막고 하류에 물이 말랐다며 보를 설치해 물을 가두며 물길을 잘게 잘라내었던 지난 시간을 반성하기는커녕, 설치비 1,300여억 원의 보를 활용하자며 몇천억 원의 추가 예산을 들여 수질을 억지로 개선하려고 하는 미련한 행태는 당장 멈추어야 한다.

인간은 자연을 거스를 수 없고, 자연의 힘보다 더 강할 수 없다. 자연이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데 누군가의 이익과 욕심으로 그 순기능을 거스르는 미개하고 후진적인 개발행위를 후대에는 또 어떤 당위성으로 변명할 것인가.

환경부 산하기관인 국립생태원마저 세종보 재가동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 상황에 현세대의 편협한 시각과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성과 위주의 사고방식으로 인해 먼 훗날 우리 후손들이 치를 혹독한 대가는 누가 책임질 것인지 묻고 싶다. 강물이 흘러야 생태가 살고, 사람이 살고, 우리 아이들이 산다.

이에 세종특별자치시의회는 금강훼손이 우려되는 치수정책과 개발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세종특별자치시는 불필요한 금강 개발행위를 취소하고 금강 수생태계 보호를 위한 방안을 수립하여 건강한 금강을 보존하라.

하나,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수년간 사회적 논의를 거쳐 결정한 4대강 자연성 회복 정책을 뒤집는 세종보 재가동 결정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라.

하나, 환경부는 금강을 인위적으로 훼손하며 자연과 공존하는 개발이라 포장하는 정책을 적극 제재하고 금강의 수생태계 보호를 위한 환경부로서의 기능에 충실하라.

2024. 10. 11. 세종특별자치시의회"
#세종보 #세종시의회 #생태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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