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은 타인의 말을 듣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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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지만, 말하기 전의 아기들이 자신의 불편함을 울음으로 표현하듯이, 전 실어증 환자들의 경우에도 말을 잘하지 못할 때, 목소리로 표현할 수 없을 때 우는 것으로 밖에 표현할 수가 없다.
우리의 치료 시간이 조금이라도 더 환자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노래 부르기를 같이 해본다. 손을 잡고 박자를 맞추면서 같이 부르는 것. 바라보고 있던 보호자가 놀라며 눈물을 짓는다. 우리가 같이 노래를 부르고 있으니까. 아무 표현도 안 되고, 아무 말도 못 하던 환자인데도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다니 의아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내가 부르는 노래를 따라서 함께 입술을 움직이고 있는 그녀는 누가 봐도 나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 말하기를 관여하는 언어중추는 보통 좌뇌에 있다. 그래서 노래를 부를 때 가사는 좌뇌가, 멜로디 영역은 우뇌가 관여해서 노래라는 표현이 가능한 것이다(물론 완벽한 것은 아니다, 부분부분 발음이 불분명하고 다르게 나와서 노래를 하네 정도로만 인식할 수 있다). 말을 못해도 노래를 부를 수 있고 그것이 말하기의 단초가 되어서 점점 더 말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멜로디억양기법(MIT)라고 한다.
그녀는 어쩌면 지금부터 시작일지도 모르겠다. 오래 우울해하며 치료에 비협조적이던 그녀가 노래를 같이 부르다니 나도 사실은 감동이다. 여러 방법들을 시도해도 안 되던 그녀에게 오늘의 노래가 닿아 표현으로 나오다니 말이다.
언어 치료는 국어 공부를 하는 시간이 아니다. '언어'를 그저 '말'에 국한해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은 타인의 말을 듣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함께 사는 세상에서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비록 불완전하더라도 오늘이 그녀가 다시 말하기 위한 첫걸음이 되어 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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